◇잇몸병 남성 4명 중 1명 이상 ‘발기부전’, 건강한 남성의 3배
대만의과대학교 연구진이 지난 5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미국비뇨기과협회 회의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치주염 같은 잇몸병이 있으면 발기부전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30세 이상 젊은 남성과 70세 이상 나이든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발기부전 증상이 있는 남성 3만3000명과 건강한 남성 16만2000명을 대상으로 잇몸병과 발기부전의 상관관계를 5년 간 추적조사 했다. 조사결과 연구대상자 중 치주염 환자는 12%였는데, 치주염이 있는 남성의 27%가 발기부전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염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성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치주염이 없는 남성은 9%만이 발기부전 증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주염 환자가 발기부전을 겪을 위험은 30세 이상 젊은 남성과 70세 이상 나이든 남성에게서 특히 높아졌다. 수입이나 다른 질환 등 발기부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위험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잇몸병과 성기능장애는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잇몸 혈관으로 침투한 세균, 성기의 혈관에 염증 유발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이유를 입 속의 세균이 손상된 잇몸 혈관을 통해 혈액에 흘러들어 성기의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성기의 혈관은 심장의 관상동맥과 같은 혈관에 비해 비교적 굵기가 가늘어 잇몸병으로 인해 제일 먼저 손상될 위험이 크다. 이후에도 잇몸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큰 혈관에까지 영향을 미쳐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다른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잇몸병이 있는 남성은 없는 남성에 비해 기부전 증상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잇몸병이 발기부전을 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잇몸병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치은염과 치조골(잇몸뼈)를 녹이는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양치질을 꼼꼼히 하거나 스케일링을 받는 정도의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회복된다. 하지만 치은염을 방치에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꾸준히 치료받고 관리해야 한다.
변욱 원장은 “잇몸은 스스로 치유되는 능력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는 양치질만 꼼꼼하게 해도 좋아진다”며 “잇몸병이 심한 사람은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하고 술과 담배는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잇몸병 환자의 잇몸 관리법 5가지
1. 자기 전 칫솔질을 제일 꼼꼼히 한다=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에, 3분씩 양치질하는 333 양치는 입 속 건강의 기본이다. 양치질을 가장 꼼꼼히 해야 하는 시간은 자기 전이다. 밤에는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세균이 생기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입 속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2. 칫솔모는 적당히 부드러운 것을 쓴다= 잇몸이 헐어 있거나 부어있을 상태에서는 잇몸을 자극하지 않는 부드러운 모 칫솔을 사용한다. 상처를 자극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칫솔질을 하고 구강세정제를 함께 사용한다.
3. 술과 담배를 멀리 한다= 알코올은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악화시킨다. 흡연도 잇몸 염증의 발생과 정도를 높이는 주범 중의 하나다. 건강한 사람도 술 담배를 멀리해야 하겠지만 잇몸이 좋지 않은 사람은 술담배를 끊어야 한다.
4. 양치질을 정확한 방법으로 바르게 한다= 치아 하나하나를 쓸듯이 닦아내고 치아와 잇몸 사이를 부드럽게 닦아준다.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사이에 남아있는 이물질을 제거한다. 마지막에는 혀도 닦아준다.
5. 6개월에 한 번씩 치과 정기검진을 받는다= 양치질을 매일 해도 잇몸병의 원인인 치태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정기적으로 치과에 찾아가 잇몸병이 심해지거나 재발하지 않았는지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스케일링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