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후 찾아오는 ‘질염’, 여성 10명 중 7명이 경험

바캉스 후 찾아오는 ‘질염’, 여성 10명 중 7명이 경험

기사승인 2012-08-23 11:55:01
[쿠키 건강] 8월 막바지 휴가철이 지나면서, 짧았던 여름휴가를 뒤로 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캉스 후에는 무기력증부터 피부화상, 각종 염증 등 후유증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피부 조직이 약하고 민감한 외음부의 질염 등 국소 부위 질환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질염의 경우 여성 10명 중 7명 이상이 경험하는 비교적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부끄럽게 여기거나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몰라 병을 키울 수 있다. 바캉스 후 신체적 변화를 느꼈다면 간과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증상 체크를 통해 진단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의약품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캉스 후 악취나 분비물 증가했다면 질염 의심= 여름 바캉스 후 여성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염은 칸디다 질염이다. 칸디다 질염은 여성 75%가 일생 동안 한번 이상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명 ‘여성의 감기’로도 통한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환경 등은 칸디다 질염의 원인인 곰팡이가 번식하는데 최고의 조건을 제공해 준다.

이 때문에 여름철 수영장, 바닷가 등 물놀이 장소에서 휴가를 보냈거나 목욕탕, 사우나 등에서 휴식을 즐겼다면 쉽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은 더위로 인해 인체의 저항력과 면연력이 약해진 데다 평소보다 물이나 낯선 외부 환경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외음부에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칸디다 질염 외에 세균성 질염도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질염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질 내의 정상 서식균이 기능을 잃거나 수가 감소하는 경우 전체의 1% 미만으로 존재하던 질 내 혐기성 세균(산소가 없어야 잘 자라는 세균)이 증식해 생긴다. 수영장과 사우나를 자주 이용하는 경우나 해수욕장에 다녀온 후에는 외부에서 질 내로 물과 함께 이물질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때 질 내 산도가 높아져 질 내 혐기성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또한 통기성이 좋지 않은 속옷이나 꽉 끼는 수영복 등을 장시간 착용할 경우에도 약산성을 유지해야 하는 질 내부의 산도 균형이 깨져 질염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체내 호르몬 변화 역시 질염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임신부나 당뇨 환자, 피임약을 자주 사용하는 여성은 조심해야 한다.

질염이 있을 경우 흰색의 걸쭉한 냉과 함께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속옷이 젖을 정도로 질 분비물이 많아지고, 배뇨 시 통증과 화끈거리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질염을 방치하면 심한 염증으로 확대될 수 있다. 자궁이나 나팔관에도 균이 번져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럴 경우 배뇨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질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 질염은 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질염은 질 내부 정산산도(pH 4.5~5.1)의 범주를 벗어나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외음부의 청결 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알칼리성 비누는 질 내 산도 균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사용을 자제하고 정상균 균형과 pH를 유지 및 보호하는 질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질염의 원인균이라고 알려져 있는 곰팡이,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을 제거 할 수 있는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너무 잦은 사용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질염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용도에 따른 정확한 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질염 원인균을 제거하는 질 세정제를 사용할 경우 예방 목적시에는 주 2회 정도, 질염이 의심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하루 1~2회 정도 사용을 권장한다.

질염은 밤샘, 야근 근무 등 피로도가 심한 경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걸릴 확률이 높다.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숨기고 산부인과 진단 등을 꺼리는 것도 위험한 습관이다. 또 스키니진 등 몸에 꽉 끼는 패션을 선호하거나, 수영장이나 공중목욕탕을 자주 가고 비치된 타월 등 공용 제품들을 많이 사용하는 등 사소한 일상들도 질염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류지원 미래아이산부인과 원장은 “여성 클리닉을 방문한 25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자료에 의하면 86.7%가 질염이 차지할 정도로 질염은 보편적인 질환으로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말고 질환으로 인식하고 당당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처방, 조기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신체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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