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인육을 먹는 중국인들이 다음달 10일 한국으로 넘어와 인신매매를 할 것이라는 괴소문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다.
18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쌍십절인 10월10일은 중국인이 인육을 먹는 날입니다. 한국인을 인신매매한 실제 영상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알리세요”라는 주장과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SNS를 강타한 이 소문은 유명 포털 사이트 게시판까지 점령하면서 겉잡을 수 없이 퍼진 상태다.
소문의 내용은 지난 4월 발생한 경기도 수원 토막살해 사건에서 출발한다. 한국인 20대 여성을 집으로 납치한 뒤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낸 중국동포 오원춘의 당초 범행 목적이 인육을 중국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라는 게 소문을 유포한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2007년 1월 경기도 안산 토막살해 사건의 범인이 중국동포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네티즌들은 인육을 먹는 중국인이 인신매매 대상으로 한국인을 노린다는 주장에 대해 “사형 등 강력한 법집행이 이뤄지는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형벌을 받을 수 있는 한국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에서 길일(吉日)로 여기는 쌍십절이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소문과 함께 유포한 영상에는 잔인한 장면들이 담겼지만 소문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영상에는 중국동포의 살인사건이나 인육 공급 의혹을 다룬 우리나라 방송 뉴스 영상이 일부 삽입됐으나 한국인 인신매매 정황을 포착한 장면은 없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공포심을 드러내며 소문을 퍼날랐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인육을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해도 확인되지 않은 괴소문을 여과 없이 퍼뜨리면 공포 분위기만 조성할 뿐”이라며 경계하는 입장도 나왔으나 중국의 인육공급 조직에 대한 가설이나 목격담 등이 추가로 나오면서 소문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