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빌보드 1위? 웃옷 벗고 서울에서…”

싸이 “빌보드 1위? 웃옷 벗고 서울에서…”

기사승인 2012-09-25 20:53:01

[쿠키 연예] ‘가요계의 악동’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명실상부한 ‘월드스타’가 돼 돌아왔다.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팝의 본고장 미국을 뒤흔든 그는 20일간의 현지 활동을 마치고 25일 금의환향했다. 싸이는 아이돌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일으킨 그간의 K팝 열풍과는 차원이 다른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이날 서울 삼성동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싸이는 “가수가 된 지 12년이 됐는데 이제야 전성기가 왔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나는 웃겨서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 하는 사람이 ‘웃겨서 성공했다’는 게 우스운데, 가장 좋은 감정은 ‘웃음’이잖아요? 저랑 계약한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도 지인이 제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웃긴데 한 번 봐라’고 해서 저를 알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미국 현지에서는 심각하지 않아서 신선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미국에서 싸이는 NBC 인기 프로그램인 ‘투데이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등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우리나라 팬들이 온라인에 남긴 댓글을 보며 많은 힘을 얻었다”며 “(팬들의 응원을 보면) 부담감도 크지만 응원, 그 자체로만 느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하고 지금까지 (대마초 사건이나 부실 복무 논란으로) 가수 생활을 접을 뻔한 적도 많았는데 국민들이 용서해줘서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싸이는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최대 1000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입이 3개월 단위로 정산이 돼요. ‘강남스타일’이 7월에 발표됐으니 다음 달은 돼야 제가 얼마나 벌었는지 알 수 있어요. 하지만 1000억원은… (웃음). 제가 아니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양현석 사장님이겠죠.”

기자회견장엔 300명 넘는 국내외 취재진이 참석해 싸이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는 “언론에서 ‘월드스타’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민망하다. ‘국제가수’라는 수식어를 써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취재진의) 숫자가 많으니 이곳에서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메인 차트(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11위에 랭크되는 등 국내 가수로는 전대미문의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톱10’ 진입은 물론이고 꿈만 같던 ‘빌보드 1위’까지 조심스레 전망하는 분위기다.

“빌보드에 64위로 처음 진입했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그런데 일주일 지난 뒤엔 11위를 해버리더라고요. (너무 믿기지 않아서) ‘몰래카메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앞으로 만약 1위를 한다면 장소가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는 시내 모처에서 공연을 열겠습니다. 상의를 탈의하고 ‘말춤’을 추며 ‘강남스타일’을 불러드릴게요(웃음).”

빌보드 차트에서의 선전 외에도 싸이가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강남스타일’은 미국 아이튠즈 음원 차트에서 지난 15일부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차트(전 세계 아이튠즈 순위를 통합해 집계하는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2억70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역대 최다 추천 기록까지 경신했다.

싸이는 11월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데뷔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분간은 국내 활동에 치중할 생각이지만 향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미래를 낙관하며 큰 꿈을 꿔도 괜찮을 상황이지만 싸이는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엔 “없다”고 말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이 이상의 꿈을 제가 어떻게 꿀 수 있겠어요? 여기서 멈춰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기뻐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조현우 기자
lucidfall@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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