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홈쇼핑 ‘슈퍼 갑’ MD의 실체

무시무시한 홈쇼핑 ‘슈퍼 갑’ MD의 실체

기사승인 2012-10-09 20:08:01
[쿠키 사회] 30대 홈쇼핑 상품기획자(MD)가 “매출액의 일부를 떼 달라” “월급 주듯 매달 돈을 달라” 등 갖은 방법으로 납품업체들에 뒷돈을 받아오다 구속 기소됐다. MD는 TV 홈쇼핑 채널에서 상품 기획 및 개시(론칭), 방송시간대 편성 등 권한을 갖고 있어 업계의 ‘슈퍼 갑(甲)’으로 통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박근범)는 납품업체들로부터 편의제공 대가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N홈쇼핑 전 MD 전모(32)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0년 6월 서울 논현동 N벤더사(유통 협력업체) 대표를 만나 상품 론칭 청탁을 받고는 “매월 600만원씩, 매출액의 4%를 달라”고 요구해 지난 5월까지 16차례 모두 7100여만원을 받았다. 그는 2010년 9월 K건강식품 운영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달부터 방송이 나가면 월 매출 3억원 이상은 올릴 수 있다. 대신 월급 방식으로 매달 200만원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 업체는 “황금시간대에 배정해 주고, 방송에서 빼지 말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6차례 모두 1250만원을 송금했다. 앞서 전씨는 2008년 가을 B사 대표로부터 “영양제 제품을 론칭해 성공할 수 있게 해 달라. 잘 되면 이익을 나눠 갖자”는 제안을 받고 실제 방송이 나가도록 해 준 뒤 5차례에 걸쳐 96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전씨는 4년여 동안 7개 업체로부터 모두 4억27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수금’을 위해 자신은 물론 부인, 장인, 여자친구 등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관리했다.

검찰은 MD 혼자 특정 업체를 지속적으로 배려해 주기 힘든 구조인 점을 감안, 전씨가 납품업체들로부터 챙긴 돈을 ‘윗선’에 상납했는지, 다른 MD들도 연루됐는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금품수수 관행에 대한 제보도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다른 업체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청 팀장으로 근무했던 전씨 아버지 계좌에서 포착된 수상한 자금의 출처 및 용처도 추적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조현우 기자
blue51@kmib.co.kr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