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맘껏 부를래요” 한국서 심장 되찾은 캄보디아 소년

“노래 맘껏 부를래요” 한국서 심장 되찾은 캄보디아 소년

기사승인 2012-10-19 14:48:00

서울아산병원,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5명 무료 수술

[쿠키 건강] 지난 7월 캄보디아의 깜폿시를 찾은 한국 의료봉사단에 남자 아이와 엄마가 찾아왔다. 엄마는 소년과 함께 깜폿시에서 150km 떨어진 곳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2살 때 심장병이 있는지 알게 됐어요. 아이가 아플 때마다 동네의원에 가서 약만 받아서 먹고 특별한 치료는 못했어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속 미루고 있었어요.”

한국 의료봉사단 중 한 명이었던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김영휘 교수는 심장초음파를 통해 소년이 심실중격결손증의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김영휘 교수는 수술을 위해 소년의 한국행을 결정했다. 캄보디아 소년 벤 쏘지읏(10)과 한국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가수가 꿈인 쏘지읏은 캄보디아 가수 쓰레이 문을 좋아해 노래를 곧잘 따라하며 춤도 잘 췄다. 하지만 아픈 몸은 항상 쏘지읏의 꿈을 가로 막았다.

경제적 어려움과 열악한 의료 환경 등의 이유로 심장병 치료를 받기 힘들었던 캄보디아 아이들은 쏘지읏만이 아니었다. 캄보디아 프놈펜을 찾은 김영휘 교수는 의료봉사활동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30여 명의 아이들을 진료했고 이들 중 수술이 시급한 5명을 서울아산병원에 초청했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병을 가지고 있었던 5명의 어린이들은 폐동맥협착, 심실중격결손, 팔로4징후 등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었으며 수술은 커녕 제대로 된 약도 구하지 못해 아픈 심장을 가진 채 커왔다.

지난 8일 한국으로 입국 후 서울아산병원으로 바로 입원한 아이들은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 박천수 교수로부터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이들 모두의 심장병 수술비를 포함한 치료비는 서울아산병원과 한국심장재단이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휘 교수는 “가난과 빈곤,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선천성 심장질환을 치료 받지 못해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며 “저개발 국가의 현지 병원이 치료 환경을 갖추는데 도움을 주고, 심장병 환아들을 현지에서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지 치료가 가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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