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아이돌 제 1차 대전’이라 칭해졌던 2009년도 이후 꾸준히 아이돌 그룹은 가요계의 핵심이었다. 1년 가요계를 돌아볼 때, 이들을 빼놓고 간다는 것은 말이 안됐다. 그러나 올해는 사뭇 그 형태가 달라졌다.
2012년 아이돌 그룹의 시장은 뚜렷한 양극화다. 기존에 자신들만의 팬덤을 구축했던 아이돌 그룹들은 컴백 앨범을 낼 때마다 큰 관심을 받았고, 아무리 어설픈 음악과 콘셉트로 등장하더라도 최소한 ‘중박’ 이상의 결실을 맺었다.
올해 활동한 ‘선배’ 아이돌 그룹은 동방신기, 빅뱅, 슈퍼주니어, 비스트, 샤이니, 티아라, 카라, 시크릿, 미쓰에이, 씨스타, 에프엑스, 애프터스쿨, 제국의아이들, 인피니티 등 50여개가 넘는다. 여기에 소녀시대는 태티서로, 애프터스쿨은 오렌지카라멜로 유닛 활동을 펼쳤고, 포미닛 현아나 인피니티 성규 등 멤버 개개인별로 솔로 활동을 펼쳤다.
이들 중 실상 ‘대박’을 친 그룹은 많지 않다. 음반에서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가 단단한 팬덤으로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음원에서는 씨스타, 빅뱅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전체적으로는 예전만 못한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더욱 문제는 2012년 새롭게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민 또다른 50여 개의 신인 아이돌 그룹들이다.
AOA, 피에스타, 헬로비너스, 갱키즈, 디유닛, 스피카, 주비스, 타히티, 비비드걸, 가디스, 쉬즈, 투엑스, 스카프, 이블, EXID 등 30개 가까운 팀이, 보이그룹은 엑소케이, 빅스, 비투비, 뉴이스트, 팬텀, 원더보이즈, 오프로드, 에이션, 빅스타 B.A.P 등 역시 30개 가까운 팀이 데뷔했지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멜론, 엠넷, 벅스 등 온라인 음원 차트 순위 상위권은 고사하고, 대부분 TOP100위에도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거나, 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상 이런 상황은 충분히 예측됐다. 이미 2009년부터 시작해 150여개가 넘는 팀들이 데뷔를 한 상황이고, 차별화 역시 대부분 실패해 ‘파워풀’ ‘섹시’ ‘큐티’ ‘복고’ 등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돌 그룹의 데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그룹이 가수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영화, 뮤지컬 등 전방위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상황에서 제작자들이 미련을 버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연기돌’의 급부상으로도 알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전우치’의 애프터스쿨 유이, ‘응답하라 1997’의 에이핑크 정은지, ‘해를 품은 달’의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등이 대중들의 호평을 받았고, 여기에 최근 ‘내 딸 서영이’에서 호평을 받는 AOA 설현까지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했다.
영화에서는 영화 ‘건축학 개론’의 미쓰에이 수지를 필두로, 2AM 임슬옹이 ‘26년’에, 비스트 윤두준과 제국의 아이들 광희는 ‘가문의 귀환’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단지 이제는 가요계로 봤을 때는 주요 흐름에서 벗어나, 하나의 영역으로서 성격이 규정될 전망이다. 특히 과거 미쓰에이나 씨엔블루처럼 데뷔하자마자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1위를 차지하는 일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