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2012년 아이돌 그룹이 흔들리는 사이 가요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은 솔로 여가수들이다. 이들은 뛰어난 가창력, 편안한 음색 등을 앞세워 가요계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혔다. 특히 팬덤이 강력한 남자가수들에 비해 여러 가지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원 차트에서 꾸준히 높은 성적을 내, 가요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스타트는 12년차 가수 린이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주제곡 ‘시간을 거슬러’를 한 달 이상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여성 솔로가수 전성기를 열었다.
3년 만에 댄스 타이틀 곡인 ‘굿 보이’로 돌아온 백지영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연하 남자친구에게 경고하는 듯한 노래는 열애 중인 백지영의 상황과 일치해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또 손담비도 2년 4개월 만에 미니앨범 ‘눈물이 주르륵’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였고, 포미닛 현아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도 ‘아이스크림’과 ‘피어나’ 솔로 활동을 통해 대중들의 눈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올해는 무서운 여성 솔로들의 대거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2012 가요계의 슈퍼루키로 떠오른 에일리의 등장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에일리는 신인답지 않은 카리스마와 탁월한 실력을 뽐내며 ‘대형 신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인 미국 대중음악매거진 롤링스톤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성공할 것 같은 K팝 가수’로 에일리를 선정, 해외시장 성공을 점치기도 했다. 지난달 열린 엠넷뮤직어워드에서도 올해 데뷔한 여가수 중 첫 신인상을 거머쥐며 존재감을 알렸다.
청아한 음색과 기타를 연주하는 소녀 같은 모습으로 ‘제2의 아이유’라는 애칭을 얻은 주니엘도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알린 ‘일라일라’는 20주 이상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자신의 앨범에 자작곡을 대거 실어 ‘신인 맞아?’라는 반응까지 이끌어 내며 호평을 받았다.
15세 소녀 이하이 역시 신예 여성 솔로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데뷔 싱글 ‘1,2,3,4’에 이어 발표된 ‘허수아비’도 나란히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더블 히트를 기록했다.
또 ‘K팝스타’에서 청초한 보컬을 선사했던 백아연과 엠넷 ‘보이스 오브 코리아’의 파워 보컬 손승연도 각각 데뷔곡 ‘느린노래’와 ‘가슴아가슴아’로 대중들의 기억 속에 자신들을 각인시켰다.
이들의 성공적인 행보가 2013년에도 이어질 수 있냐는 여부는 다른 솔로 여가수들의 역량과 더불어 아이돌 그룹의 움직임도 변수다. 내년에 데뷔 혹은 컴백하는 솔로 여가수들이 흥행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나, 2012년에 두각을 나타낸 여가수들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또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 올해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내년 1월 데뷔 예정인 소녀시대를 비롯해 기존의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이 활발히 활동할 경우, 여성 솔로가수들의 영역이 일정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