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고 또 밀리고…‘호빗’의 흥행 굴욕

밀리고 또 밀리고…‘호빗’의 흥행 굴욕

기사승인 2012-12-27 10:13:01

[쿠키 영화]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하리라”

영화 ‘호빗 : 뜻밖의 여정’(이하 ‘뜻밖의 여정’)이 기대와 달리 극장가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뜻밖의 여정’은 크리스마스 휴일인 25일 14만 1514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5위에 그쳤고, 26일에는 4만 362명만 모았을 뿐이다. 1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은 229만 2951명이다.

‘뜻밖의 여정’은 개봉 전후로 영화계의 관심을 큰 관심을 받았다. 일부 한국 영화는 ‘뜻밖의 여정’을 피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13일 개봉일 15만 8120명을 끌어들여 1위를 차지했고, 이허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나 딱 여기에서 ‘뜻밖의 여정’의 모험은 끝나버렸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한국 영화 ‘반창꼬’, ‘타워’에 연이어 밀리면서 사실상 흥행 효과는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난 2002년 국내 개봉한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의 390만 관객 돌파도 버거워 보인다.

‘뜻밖의 여정’이 굴욕을 당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 자체가 갖는 흡입력이 ‘반지의 제왕’보다 떨어진다. 드넓은 배경에 비해 난쟁이들과 호빗의 모험은 너무 아기자기하다. 베드타임용으로 만든 소설을 원작으로 했기에 그럴 수 있지만, 영화 주 소비층인 20~30대에게는 ‘가가멜과 스머프’ 수준의 내용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반지의 제왕’에서 느껴졌던 새로움이나 메시지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너무 디테일하게 설명되는 부분이 많아 가뜩이나 긴 러닝타임에 지루함마저 안겨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아직 여지는 남았다. 지금 개봉된 한국영화들의 성적이 다소 부진할 경우 ‘뜻밖의 여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 콘텐츠의 ‘재활용’이라는 평가까지 듣는 ‘뜻밖의 여정’의 모험 속도가 제대로 올라갈지는 의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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