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난 부도덕하지 않다”던 고영욱의 ‘몰락’

[일장춘몽] “난 부도덕하지 않다”던 고영욱의 ‘몰락’

기사승인 2013-01-05 19:02:00

[쿠키 연예] 지난해 5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된 고영욱은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었다.

고영욱은 5월 9일 미니홈피에서 “제가 받고 있는 고통이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참기가 힘들고 누구보다도 제 스스로가 고소인과 일어난 모든 일을 정확히 알고 있지만, 여러분 앞에서 세부적인 내용까지 전부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라며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까지 대중 앞에서 전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가 현재 공론화 되고 있는 것만큼 부도덕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고, 믿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당시 18살 미성년자 김 모 양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던 고영욱은 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했지만 미성년자인지 몰랐고,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또 김 모 양 외에 여성 2명이 고영욱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추가로 경찰에 접수됐고, 그 중 한명은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욱은 스스로 “억울하다”고 했고, “부도덕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건은 2012년 말까지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일면 “무엇인가 있지 않나”라며 반신반의하며 사건을 지켜봤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고영욱은 또다시 13살 여중생을 길거리에서 차에 태워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고영욱은 차에 태우긴 했지만, 성추행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반신반의하던 시각은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JTBC는 고영욱이 자숙시기였던 지난해 18세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만남을 제안했고 주말에 은밀한 만남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내용은 사실 여부가 좀 더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10대 미성년자와 관련해 고영욱이 직접 성행위 및 접촉을 시인한 것은 2건이다. 그러나 둘 다 “성행위는 했지만 미성년자인지 몰랐다”와 “차에 태우긴 했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는 변명을 전했다. 일면 과거 김상혁이 음주 뺑소니 사고 후 말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가 떠오르는 말이다. 이 때문에 대중들의 비판은 “일단 연예인 신분을 이용해 미성년자와 뭔가 해보려는 자체가 범죄”라며 고영욱을 비판하고 있다.

룰라 출신인 고영욱은 1990년대 중반 잘 나가는 연예인이었고, 한때 침체기를 걸었지만 예능에서 또다른 면모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사건이 터지기 전 5개월 전만 해도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여러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예능 늦둥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 스스로도 “룰라 이후에 가장 신나는 한해였다”고 2011년을 평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고영욱에게 이 같은 ‘신나는 한해’는 한순간의 꿈으로 이제 영영 남을 듯 싶다.

보통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방송 토크쇼를 통해 잠깐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면, MC가 “그 마음 시청자들이 이제 이해할 겁니다. 더 좋은 연기(노래)로 찾아가는 것으로 용서를 구하면 됩니다”라고 대통령 특별 사면 이상의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고영욱은 국민들이 ‘집단 망각’을 하지 않는 이상 이런 ‘권한’ 남용이 힘들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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