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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3일까지 누적관객수가 272만 7040명. 현재 추세면 주말이 지난 7일 오전에는 300만을 찍을 전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또다른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를 통해 천만 관객을 불러 모은 배우 설경구가 있다.
설경구를 만난 것은 영화가 개봉하기 전이었다. 그래서 사실 영화 이야기는 거의 나누지 못했다. 기자들과 배우, 제작진 등이 만나는 미디어데이도 개봉 전이라 영화 이야기는 사실상 많이 없었다.
물론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 만났어도, 설경구는 영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밥이나 먹고 가라”며 “힘든 거 많았지.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 힘들었어”라고 말했고, “영화 개봉 전에 인터뷰하는 것은 어렵다”는 기자의 투정에 “그래야 배우가 유리하다. 아무 말이나 막 던져도 기자는 써야 하니까 말이다”라며 우스개 소리로 받아쳤다.
영화 선택 이유도 딱 설경구다. “‘열혈남아’를 찍을 때, 김지훈 감독이 충남 강경으로 나를 찾아왔는데 못 만났어. 나중에야 알았지. 사실 내가 피한 것이 아닌데, 그런게 된 셈이지.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따로 시간을 내 만나게 됐는데, 김 감독은 촬영 때 어떻게 하면 배우들을 웃길 수 있을까를 고민한데. 재밌더라고. 그래서 해보기로 했지”라고 영화 선택 이유를 말하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설경구가 극 중 맡은 역할은 카리스마와 투철한 사명감과 강한 리더십을 자랑하는 최고의 소방관 강영기다. 재난 블록버스터는 ‘해운대’에 이어 두 번째지만, 설경구는 늘 힘든 역할만 했다. 형사가 되어 맞기도 하고, 형사 출신 도망자가 되어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 힘든 것 자처하는 것 보면 체질이기도 한 것 같다.
“힘들지 않았냐”는 뻔한 질문에 “뛰라면 뛰어야지 어떻게 해. 내 일인데. 그동안 많이 떨어지고 뛰고 구르고 할 때마다 힘들지 않았냐고 질문하는데, 당연하거 아냐.(웃음) 하지만 배우잖아. 그리고 나만 고생했나. 예진이 비롯해 다른 배우들도 고생했고, 스태프들도 고생했지”라며 고개 끄덕일 답변을 내놓았다.
실상 설경구와의 인터뷰는 홍보사가 마련한 자리에서 끝나지 않았다. 잡담 반 농담 반으로 진행됐던 인터뷰는 며칠 후 미디어데이로 넘어가 술 몇 잔 들어가는 자리로 이어졌다.
‘레미제라블’ ‘호빗:뜻밖의 여정’ ‘반창꼬’ 등 대작과의 경쟁에 대해 거론하자 “그렇다고 내가 그 작품들을 내리거나 옮길 수 없잖아. 개봉 날짜가 그렇게 정해졌으니 붙어야지. 찍었고, 홍보한 후에 선택 기다려야지. 지금까지 그렇게 했고”라며 털털하게 말했다. “흥행에 자신이 있냐”고 묻자 설경구는 “몰라. 늘 그랬고”라고 답했다.
2012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타워’는 개봉했고, 여타 대작들을 누른 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늘 (영화를) 찍었고, 늘 성실히 (영화를) 홍보했으며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 설경구의 믿음의 결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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