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가 가슴으로 품은 딸… 눈물의 금메달

새엄마가 가슴으로 품은 딸… 눈물의 금메달

기사승인 2013-02-04 20: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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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영미야,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 자랑스러워 내 딸!”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 333m 디비전2에 출전한 최영미(12)가 4일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땄다. 그토록 바라던 셋째 딸의 금메달 소식에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어머니 김정옥(42)씨의 목소리는 떨렸다.

언니인 최아람(14)과 영미는 지난 2일 크로스컨트리 5㎞ 종목과 쇼트트랙 500m 디비전4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획득해 ‘은메달 자매’로 불렸다. 누구라도 금메달을 따자는 자매의 소원은 이날 영미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뤄졌다. 다음 스페셜올림픽에선 자매가 함께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도 벌써 세웠다.

김씨는 “경기 전 영미에게 힘내라는 말을 해주려했지만 통화가 어려워 마음속으로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며 “마땅한 차편이 없어 지난 2일 아람이 경기만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영미가 이번에 금메달을 따니 너무 대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원도 동해 시골에 사는데다 전날 내린 폭설 때문에 경기장을 찾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아람·영미 자매를 가슴으로 낳은 딸들이라고 표현했다. 김씨가 아이들의 어머니가 된 것은 4년 전 직장 동료의 소개로 자매의 아버지인 최인규(45)씨와 결혼하면서부터다. 김씨는 지적장애 3급인 아람·영미 자매와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큰 딸 보람(17), 말을 더듬는 막내 종혁(7)군까지 장애아이 4명을 끌어안아야 했지만 오히려 남매들 덕분에 행복한 날이 더 많다고 했다. 태백미래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자매가 2주일에 한번 집에 오는 날이 김씨 가족에겐 잔칫날이다.

“학교에서 선생님과의 관계는 좋은지, 어떤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지, 어떤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한 것들을 묻느라 정신이 없죠.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보내는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예요.”

자매는 집에서 함께 장난을 칠 때부터 승부욕이 강했다. 김씨는 “어려운 환경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지도 못했는데 운동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며 “성취욕도 커서 메달을 꼭 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로 전화통화를 할 때 영미가 ‘언니들은 훈련하면서 울기도 하는데 나는 꾹 참아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자주 못 찾아가 미안하다는 말에 오히려 ‘엄마 괜찮아요’하면서 위로할 줄 아는 따뜻한 딸이랍니다.”

강릉=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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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mina@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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