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게임 때문에 흉악 범죄” 한국은…

세계는 “게임 때문에 흉악 범죄” 한국은…

기사승인 2013-02-22 23:11:01


[쿠키 IT] “흉악 범죄는 ○○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에 들어갈 단어는 무엇일까. 해답은 지난해 12월 미 코네티컷주 샌디훅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샌디훅에선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해 27명이 사망했다. 그중 20명은 아이들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 사건을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표현했다. 총기 난사사건이 벌어진 뒤 미국에선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폭력적인 게임 산업이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동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게임이 인간의 폭력성을 깨운다=미국에선 게임이 폭력성을 유발하느냐를 두고 연일 뜨거운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게임산업이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것이다. 코네티컷주에선 지난달 초부터 ‘폭력적인 게임 반납 프로그램(The Violent Video Games Return Program)’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해외 게임 전문 매체 유로 게이머는 코네티컷주에서 교육계 관계자와 성직자 등 지역 인사들을 주축으로 지난달 12일부터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 타이틀 CD와 DVD 등을 수거해 파기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8일 미국 상원 의원은 등급을 받지 않은 게임이 유통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게임의 폭력성은 국내에서도 틈만 나면 거론되고 있다. 학교 폭력이나 왕따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게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등 17명은 ‘인터넷 게임 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 게임 중독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내놨다. 일명 ‘손인춘법’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셧다운(게임 중단) 시간을 지금보다 3시간 늘리고, 연간 매출의 1% 수준의 게임중독 치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 등이다. ‘중독유발지수’라는 지표를 새로 도입해 구조적으로 게임 중독을 유발하는 게임은 제작·배포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게임을 범죄 유발 요인으로 보는 편협된 시각에서 나온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한때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였다. 게임업계 관계는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범죄자를 양산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게임업계, “‘게임=폭력’은 아니다”=게임을 범죄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게임업계의 주장이다. 게임업계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자료를 근거로 비디오 게임과 총기 살인 사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전 세계 비디오 게임 주요 시장인 10개국에서 비디오 게임 소비율과 총기 살인 사건 발생 건수를 살펴봤더니 전혀 비례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10개국 중 게임 비율이 가장 많은 네덜란드의 경우 총기 소유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총기난사 사건은 ‘0’건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게임이 폭력을 유발한다는 명제를 반박하는 논리와 사례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국의 BBC 뉴스가 86세의 힐더 노트 씨를 특집 기사로 다룬 것을 사례로 들고 있다. BBC가 소개한 노트 할머니는 “약 40년간 플레이스테이션(PS)3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면서 “게임은 정신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라며 게임을 옹호했다.

할머니가 즐긴 게임은 폭력성으로 유명한 ‘GTA4’, ‘마계전기 디스가이아4’였다. 그 뒤로 84세 할아버지 게이머가 손자와 게임을 즐기는 영상도 외신을 통해 소개됐다. 그러나 이는 일부 노인에 국한된 특수한 사례여서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게임이 문화로 자리잡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김민규 교수는 “폭력성이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감정인데 그것을 굳이 게임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영화나 TV가 이미 경험했듯 게임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 ‘홍역’을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폭력성이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감정이라 해도 게임에 의해 자극을 받는다는 것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런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달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는 폭력적인 게임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무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유행하는 폭력적인 사건의 과학적 근거에 관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우리 돈으로 약 105억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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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y27k@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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