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지난 2012년 한국영화계는 풍년을 이뤘다. 천만이 넘는 영화가 2편이나 탄생했고 4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도 9편이나 등장했다. 관객수도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1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런 흐름은 2013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계사년 시작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천만 영화(7번방의 선물)가 탄생했고, 지난 2월 한국영화 점유율도 82.9%를 나타내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2~3월 극장가는 한국영화 비수기로 통했다. 이 시기에는 아카데미에 출품된 작품이나 할리우드 대작들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의 쌍끌이 흥행에 힘입어 기존의 이런 분위기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2182만 4393명이다. 이는 지난해 2월 1306만 5438명에 비해 67.03% 증가한 수치.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경우 한국영화 관객 2억 명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다.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의 문화적 욕구를 비용대비 만족도가 높은 ‘영화’가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장년층을 포함한 폭넓은 대중이 문화생활을 원하고, 영화는 연극이나 공연 등에 비해 저렴한 비용에 큰 만족을 줘 인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중이 영화관에만 집중되는 것. 특히 한국영화에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국 영화의 성장은 반기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마냥 웃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는 “(2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80%가 넘어갔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불행한 일이다. 세계화를 이야기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를 역행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 점유율이 50~60% 라면 반길 일이다. 하지만 80%가 넘는다는 한국 관객이 한국 영화만 본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 관객들이 자막 있는 영화를 꺼리듯 한국 관객도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해외 여러 영화에 피해를 주고 결국에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족적 소재나 애국심 마케팅을 이용한 것이 아닌 ‘좋은’ 한국 영화가 탄생했기에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몰린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문화의 다양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평론가는 “문화라는 것은 다양성이 밑바탕 돼야 한다. 다양하지 않은 문화는 문화라고 할 수 없다”면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한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면서도 다양한 영화를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식적으로라도 다양한 것을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가적으로도 이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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