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리뷰] 하루 2편의 시사 ‘웜 바디스’ VS ‘지.아이.조 2’

[쿠키 리뷰] 하루 2편의 시사 ‘웜 바디스’ VS ‘지.아이.조 2’

기사승인 2013-03-11 13:28:01


[쿠키 영화] 종종 하루 두 편의 영화가 차례로 언론시사회를 연다. 작품의 연관성과는 별도로 배급사나 제작사·수입사의 일정 조정 결과이지만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두 영화가 생각 안에서 겹치고 마음의 비교가 이뤄지곤 한다.

지난 8일에도 오전과 오후, ‘웜 바디스’와 ‘지.아이.조2’의 시사회가 열렸다. 몇 가지 비교 지점에서 두 영화를 돌아본다.



남주인공

스토리, 미장센, 음악과 효과음, 배우의 연기력 등의 요소들, 그리고 이것들을 어울러 속도감과 긴장미, 감동과 웃음을 자아내는 감독의 연출력…. 그 외에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중시하는 영화적 요소들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주인공’이 작품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배제할 수는 없다. ‘웜 바디스’나 ‘지.아이.조 2’나 남자주인공의 역할이 큰 영화다.

특히나 ‘웜 바디스’는 남자주인공 R의 시각으로, 그의 관점이 담긴 내레이션을 통해 관객과 함께 스토리의 종결, 궁극적 주제를 향해 걷기 때문에 남주인공이 중요하다. 영화 ‘어 바웃 어 보이’(2002)에서 아이 달린 독신녀만 노리는 프리먼(휴 그랜트)에게 보기 좋게 한방 먹이는 마커스로 등장해 열세 살 소년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니콜라스 홀트(사진 왼쪽)에게 막중한 책임이 맡겨졌다. 스물네 살이 된 홀트는 안정감 있는 연기로 사랑하고 싶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좀비’를 우리 앞에 내놨다. 인간을 뜯어 먹는 좀비에게 호감을 갖게 될 줄이야, 영화 ‘아내의 모든 것’에서 뭇 여성을 울리는 카사노바로 분한 배우 류승룡이 던졌던 ‘반전의 직구’와도 같은 대단한 관객 설득력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다.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에서 키 크고 마른 톰 크루즈 같은 이미지로 거인과의 사투를 벌였다면, 이번 ‘웜 바디스’에서는 거기에 ‘가위손’의 조니 뎁 같은 매력을 더해 옴므 파탈의 이미지를 과시한다.

‘지.아이.조 2’의 남주인공은 드웨인 존슨이다. 우리나라 포털에서는 한국배우인 이병헌과 지명도 높은 브루스 윌리스가 앞세워졌지만 영화를 보면 존슨이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고, 강력한 파워의 액션을 뽀빠이와도 같은 두 팔뚝으로 책임진다. 강인한 남자, 정의감과 돌파력으로 무장한 군인 로드 블럭을 유감없이 소화했다.

두 남주인공에 대한 호감도는 관객의 성별에 따라 갈릴 듯하다. 여성관객이라면 ‘웜 바디스’의 니콜라스 홀트의 매력에 빠지기 십상이고, 남성관객은 연약함과 예민함을 발견할 수 없는 ‘지.아이.조 2’의 드웨인 존슨에게서 액션영화의 주인공다운, 강한 남자의 면모를 확인하며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명장면

아직도 절벽을 보면 무려 20년 전에 본 영화 ‘클리프 행어’(1993)가 연상된다. 앞으로는 한 편 더 떠오를 듯하다, ‘지.아이.조 2’. 와이어에 몸을 매단 닌자와 전사들이 절벽과 절벽 사이를 날아다니고 휘감기며 격투하는 모습은 아찔함을 넘어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 장면을 찍고 싶어 ‘지.아이.조 2’의 연출을 맡았는지도 모른다는 존 추 감독의 말처럼, 감독이 들인 지대한 정성이 빛나는 장면이다. 다만 이 명장면의 초반에 열띤 격투를 벌인 이병헌이 장면 안에 있기는 하되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다.

주인공 드웨인 존슨과 애드리앤 팰리키(레이지 제이 역), D.J. 코트로나(플린트 역) 지.아이.조 군단의 세 요원이 등을 맞대고 벽을 타 우물을 탈출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웜 바디스’에서 중요한 장면은 니콜라스 홀트와 테레사 팔머(줄리 역)의 맞잡은 손이다. 좀비와 인간의 접촉이 불러오는 엄청난 파장을 영화에서 확인한다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



여주인공

두 영화의 여주인공은 우위를 논할 수 없이 막상막하다. ‘웜 바디스’의 테레사 팔머(사진 왼쪽)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연상시키는 이목구비에 스칼렛 요한슨의 건강미 빛나는 눈빛과 몸매를 지녔다. 좀비를 마음에 품는 당돌함은 뱀파이어를 사랑한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닮았고, 좀비와 인간의 화해를 시도하는 추진력은 클론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던 ‘아일랜드’의 조던 2-델타(스칼렛 요한슨)를 생각나게 하는 줄리. 테레마 팔머가 적절한 캐스팅으로 여기지는 까닭이다.

‘지.아이.조 2’의 애드리앤 팰리키는 ‘트랜스포머’로 혜성 같이 등장한 메간 폭스를 연상시킨다. 뭇 남성을 압도하는 섹시함과 카리스마가 강력한 것도 그렇고, 그 매력을 놓치지 않고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 감독 못잖게 존 추 감독 역시 십분 영화에 활용한 것도 그러하다. 드웨인 존슨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주인공 갈증’을 느낀 관객이라면, 그 빈자리의 허함을 채워 주는 팰리키에게 더욱 눈길이 갈 듯하다.

영화의 미덕

액션영화의 미덕은 액션 시퀀스의 신선함, 강도와 속도감이 주는 쾌감이다. 명장면으로 꼽은 절벽 와이어 격투와 우물 탈출의 신선함만으로도 ‘지.아이.조 2’의 액션영화로서의 미덕은 충분하다. 다소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시사를 본 남성 관객의 “이 영화를 재미없다고 한다면 무엇이 재미있는 것이냐. 짜릿하다. 남자라면 이 영화에 열광할 것이다”라는 관람평대로 액션의 강도가 대단한 것도 강점이다.

‘웜 바디스’는 타이밍 좋은 소재와 나름 깊이 있는 주제의식에서 미덕을 찾을 수 있다. 그간의 좀비영화는 주로 좀비와 인간의 피비린내 나는 대결, 돌이킬 수 없는 대립을 그렸다. 조금이나마 인간적 면모를 모색하고자 할 때면 코미디 장르 안에서 펼쳤다. 본래는 인간이었던 좀비와 아직은 인간인 존재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둘 간의 화해를 생각해 볼만한 즈음 등장한 ‘좀비 멜로’가 반가운 이유다.

또 개인적 소견이지만, ‘웜 바디스’ 속 좀비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죽여도 죽지 않는 식인괴물이기보다 ‘느낌’과 ‘꿈’을 잃고 사는 우리로 보인다. R과 줄리의 맞잡은 손에서 인간으로서의 교감이 되살아나고, 사랑이 느낌이 우정과 신뢰를 전파하면서 좀비에게는 어떤 ‘변화’가 시작된다. 영화는 자꾸만 묻는 것 같다. 당신은 꿈과 사랑, 감성과 신의를 잃지 않고 살고 있습니까, 당신은 좀비입니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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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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