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KIA 타이거즈의 초반행보가 심상치 않다. 비록 시범경기 두 경기가 지났을 뿐이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며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시범경기 전승을 기록하며 페넌트레이스 전망을 밝게 했다.
물론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는 분명 다르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보여준 KIA의 경기력은 예상보다 강력했다.
먼저 ‘50억 사나이’ 김주찬이 리딩 히터로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내야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 9일과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4안타(2루타 2개·3루타 1개) 3득점 1타점으로 만점 활약, 공격 첨병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WBC 후유증으로 결장하고 있는 이용규와 테이블세터진을 이룰 경우 그 파괴력은 어마어마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단 한번도 동시 가동되지 못했던 LCK(이범호, 최희섭, 김상현)포는 컨디션을 점차 끌어올리며 초반부터 무서운 화력을 뿜어 올리고 있다. 드디어 공포의 클린업트리오가 완성된 것이다. 여기에 나지완, 김선빈, 안치홍, 신종길, 차일목, 박기남 등도 자기 자리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 어디 하나 쉬어갈 타순이 없을 정도로 견고해졌다.
그동안 KIA의 가장 큰 장점인 선발진도 앞선 두 경기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며 빈틈없는 전력을 보였다. 특히 2010년 16승을 기록한 이후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 부진했던 양현종의 부활이 가장 큰 수확이다.
양현종은 시범경기 첫날에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며 선동열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양현종은 지난 9일 한화전에 나와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우타자 일색인 한화 타선을 상대로 투구수 중 68개(스트라이크 42개) 중 직구(최고 시속 149㎞)가 52개의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앞도했다.
양현종은 올시즌 KIA 마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소사-서재응-김진우에 이은 5선발감으로 양현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완투수 일색에 좌완 양현종의 부활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또한 KIA 타이거즈의 아킬레스건인 마무리도 거의 검증이 끝난 모습이다. 전지훈련때부터 김진우와 끝까지 저울질을 했지만 결국 앤서니 르루에게 마무리 중책이 돌아간 모습이다.
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앤서니는 10일 첫 실전등판에서 퍼펙트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4-1로 리드한 8회 2사 1루에서 구원등판, 1⅓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해 무실점 퍼펙트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 변신 이후 첫 시험대에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인 앤서니는 KIA의 새로운 '클로져'로 손색이 없었다.
작년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 등 레전드급 코칭스태프를 영입하며 'V11'에 대한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지만 이종범의 갑작스런 은퇴, 주전들의 부상으로
힘 한번 못쓰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2009년 완벽한 투타 조화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던 모습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보여지면서 'V11' 기대가 현실로 바뀔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