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앨범의 제목이 I(나)인 이유는…”
“혼자만의 투어…외로워 죽을 것 같다던 준수에 공감”
“데뷔 10년 차, JYJ의 천적은 시간”
“나를 들뜨게 하는 도시, 상하이”
“지칠 줄 모르는 무대, 관객이 만족하는 공연 하고파”
[쿠키 연예] 남성 3인조 그룹 JYJ로 우뚝 선 김재중이 이번엔 홀로 섰다. 첫 번째 솔로음반을 미니앨범 형식으로 내놨는데 제목이 ‘I’이다. 그동안 자신을 쉼 없이 사랑해 준 팬들에게 가장 먼저 선을 보이고자 아시아투어 형식으로 ‘첫선’의 자리를 마련했는데 한국에서 먼저 팬들을 만나고, 태국을 거쳐 중국에 와 있다.
아시아 팬들과의 만남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팬 미팅’과 들려 드리고 싶은 노래를 담은 ‘미니콘서트’가 결합된 모습으로 치러지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상하이 메리어트호텔의 소담한 회견장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난 김재중은 “제가 드리러 마련한 이벤트인데 되레 사랑받으러 다니는 느낌”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팬 미팅과 공연의 합, 사실 조잡하고 집중하기 어렵지 않을까 우려도 했어요. 하지만 들려 드리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앨범 나왔으니 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는 시간도 갖고 싶고, 그런 것들이 함께 마련된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공연 연출자 분과 함께 의논하며 3개 섹션으로 나눠진 무대를 준비했죠. 한국에서는 언어적으로 소통이 잘 되지만 이후 해외 공연은 좀 걱정이 됐는데 태국에서 한 번 해 보니 좋더라고요, 따뜻했어요. 맞아 주시는 언론과 팬들의 환대가 친근한 눈빛에서부터 느껴졌어요.”
첫 번째 솔로앨범의 타이틀 ‘I’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민 고민을 하다가 (지었어요). 일단 저의 첫 솔로잖아요. 제가 직접 작곡한 곡들과 직접 작사한 곡들이 들어 있고, 제가 모든 곡에 참여한 저만의 앨범이에요. 제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추억이 담겨있는 장르(록·Rock)를 시도했고요. ‘나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I’로 했어요”라고 제목에 담긴 뜻을 밝혔다.
이야기는 계속됐다. “제가 (5곡 중) 4곡을 작사했는데…. 작사를 하다 보니까, 어떤 곡들은 완벽한 제 실화의 이야기이고, 어떤 것들은 저의 경험에서 나온 감성으로 이뤄진 표현들이 가사가 되더라고요. 모든 노래에서 나오는 메시지들이 결국 제 감성에서 나온 것이잖아요. 이건 그냥 나구나, 내 감성이구나, 내 표현이구나 싶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채우던 무대를 혼자 꾸미고, 함께 돌던 해외투어를 혼자 다니는 소감은 어떨까.
“혼자 있어서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외로우니까…. 준수가 월드투어를 돌 때 남미투어까지 마치고 나서 저에게, 저를 한국에서 보자마자 ‘외로워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었는데 저도 그러네요. 해 보기 전에는 혼자 투어를 도는 느낌, 나름 좋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연기나 뮤지컬 등 다른 분야에서 도전을 할 때는 그러니까 새로운 도전은 혼자서 잘 이겨내야 되겠다는, 외로움마저 이겨야 한다는 각오까지 서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음반, 음악활동 안에서는 함께하던 익숙함이 없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외롭더라고요. 외로움을 이기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외로움이 깊으면 그리움도 커지고, 그리움은 상대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선생’이 되곤 하는데, JYJ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지난해 세 명 모두 개인 활동을 많이 했어요. 만나는 날이 적어지다 보니까 느껴지는 뭔가…, 순간의 어색함이 있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드라마나 뮤지컬을 하며 장기적으로 못 만나니까, 나중에 정말 너무 못 보니까 멤버들의 존재에 목말라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세 명이 동시에 느꼈어요. 준수 먼저 연락 안 한다, 답장도 안 한다, 유천이는 전화 잘 안 받는다, 제가 장난 식으로 말했었는데 이제는 갑자기 안 하던 표현들을 하고, 서로 연락 못해서 안달이고, 소중함을 깨달은 상태예요. 멤버의 소중함을 깨달은 순간이 항상 소중하고 행복합니다. 잠깐 그걸 잊었을 때가 힘들었던 순간이었고요.”
김준수, 박유천. 멤버들의 이야기를 하는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 장난기 가득한 소년 같다. 데뷔 10년 차의 노련함보다는 순간순간, 조절 없이 드러내는 솔직함이 역시 김재중의 매력이다.
“네, 10년 차네요. 기자님들 말씀 들으면 ‘아, 그렇구나!’ 생각하지만 금세 잊어 버려요. 되새겨 보면 많은 일을 해 왔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10년이나 됐나?’ 하는 정도예요.”
가볍게 툭 시작한 10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반응이 진지해진다. “사실 저희 팀의 가장 큰 적은 ‘시간’이에요. 저만 해도 20대 초반, 초·중반의 마음인데…. 하고 싶은 게 많고, 목표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시간은 흐르고 시대가 바뀌네요. 대중을 만족시키는 직업인데 대중이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 만족할지, 저 자신은 시간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해 낼지에 대해 늘 생각합니다. 결론은, 천적인 시간을 이기는 수밖에 없네요(웃음). 또 반대로, 시간이 JYJ 앞에 무력하다는 것을 (시간 스스로) 느끼도록 계속 젊게, 젊게, 젊은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승환 선배처럼 정해진 시간을 두고 공연하지 않는, 오랜 시간 노래해도 관객이 질려 하지 않는 에너지를 가지고 팬을 위해 공연할 줄 아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더니 혹시 ‘피터팬’처럼 영원히 늙지 않기를 꿈꾸는 것인가.
“젊어서의 멋짐과 나이 들어서의 멋짐은 다른 것 같아요. 나이 들어서도 ‘멋지다’라는 얘기를, 훗날에도 듣고 싶다는 거예요. ‘옛날에 그랬었던(대단했던) 선배님’ 식의, 과거형 평가는 듣지 않고 싶다는 겁니다.”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움직이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김재중. 그가 17일 상하이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Your, My and Mine’ 공연은 먼저 진행된 한국과 태국에서의 무대와 마찬가지로 미니앨범에 수록된 5곡을 비롯해 노래 9곡을 라이브로 노래하고, 자신만의 앨범을 만든 과정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그답게 간단하지만 정성을 담은 ‘라볶이’를 즉석에서 요리해 팬들과 함께 먹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하루 전 “관객이 달라지면 나도 변한다.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것 자체가 특별하고 소중한 소통이며, 기존과 다른 무대를 만든다”면서 “상하이 팬들은 리액션이 강한 분들이고 열정적인 분들이다. 아마 나도 들떠서 공연할 것이다”라고 김재중이 예상한 그대로 상하이 공연은 뜨겁게 요동쳤다. 당초 발매된 5000석이 매진된 가운데 공연 암표 1장이 한화 약 100만 원에 거래될 만큼 상하이 팬들은 김재중을 원했다. 이후 중국의 홍콩과 난징, 대만에서 계속될 아시아투어에서도 김재중만의 특별함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상하이(중국)=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