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는 징역도 괜찮다” 경산 자살 가해자 카카오스토리 댓글 논란

“사나이는 징역도 괜찮다” 경산 자살 가해자 카카오스토리 댓글 논란

기사승인 2013-03-18 10:30:01

[쿠키 사회] “뭘 잘 못 했는데 니가.” “우야겠노. 잘 견디고, 힘 내그라 어깨 쭉 피고.”

경북 경산에서 고교생 최모(15)군이 또래 친구들로부터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일명 ‘경산 자살’ 사건의 파문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가해가 중 한 명으로 지목된 A군의 친구들이 카카오스토리에 A군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긴 화면 사진이 인터넷에서 나돌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 유명 커뮤니티마다 ‘경산고 가해자 카카오스토리’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카카오스토리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화면 사진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6일 오전 10시10분쯤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사죄합니다. 지은 죄만큼 벌 받고 오겠습니다. 모든 지인들 죄송합니다”라는 사죄글을 남겼다.

문제는 A군과 카카오스토리로 연결된 친구들이 A군의 사죄글에 비상식적인 응원 댓글을 남겼다는 데 있다. 인터넷에 오른 캡처 사진을 보면 “힘내라”라는 댓글에서부터 “니가 뭔 잘못을 했는데. O노무 OO들, A야 좋은 결과 있을 거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푹 자라”, “사나이는 한 번쯤 징역 갔다와도 된다”, “지은 죄만큼만 받고 와라, 더 이상은 못 기다리니깐” 등의 응원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려 있다.

글과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친구를 괴롭혀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응원 댓글을 단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친구를 괴롭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힘내라는 댓글을 달다니 제 정신인가”라거나 “이제 겨우 15살 전후 학생들인데 징역 갔다 와도 된다는 식의 허세글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달다니, 한국 사회가 슬프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다”, “친구가 죽었다 이놈들아. 그런 댓글 쓸 생각이 아니?”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최군을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킨 행동에 대해서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의 혐의에 대해 추가 조사한 뒤 이번 주 중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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