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단을 거느린 것으로 이름난 러시아 볼쇼이 극장이 소속 발레리나들에게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때 볼쇼이 극장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동하다 2003년 쫓겨난 아나스타시야 볼로치코바(37)는 17일(현지시간) 민영 TV 방송 ‘TV’의 토크쇼 프로그램 ‘젤레즈니예 레디’에 출연, 소문만 무성한 ‘에스코트 서비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완벽한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그에 따르면 볼로치코바가 떠난 뒤 친하게 지내던 단원들이 그녀에게 전화해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극장의 지시를 거부하는 발레리나들에게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협박을 하고 행정 담당자가 발레리나들을 불러 모아 모임이나 파티에 데리고 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침실로 가는 등 모든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볼로치코바는 전했다.

발레리나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볼쇼이 극장을 후원하는 재력가들이 다수다. 이들은 파티를 열어 볼쇼이 단원들을 초청하지만 초청은 발레리나 개인에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윗선’을 통해 반 강제로 이뤄진다.

볼로치코바는 “발레리나들은 파티에 가면 앞날을 보장받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 공연에서 빠질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들이 어떻게 하겠나?”고 반문했다. 발레단 내부에서는 이 같은 소문이 공공연히 오간다는 것이다. 이날 함께 방송에 출연한 볼쇼이 수석무용수 니콜라이 치스카리드제(39)는 침묵을 지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