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이 챔피언 결정전 우승 비결을 털어놓았다. 위 감독은 1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DB금융그룹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삼성생명을 66대 53으로 꺾고 챔피언에 오른 뒤 “경험이 부족한 우리은행 선수들을 위해 심리치료와 실전 같은 훈련을 병행해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위 감독은 지난 18일 갑작스럽게 모친상을 당한 전주원 코치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제 어머니 같은 분이였습니다. 지난 2차전 때도 식혜를 해 가지고 오셨는데, 참 가슴이 아픕니다.” 춘천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의 어머니 천숙자 여사는 지난 17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 경기를 관람한 뒤 체한 증상을 보였다. 그리고 결국 급성 심장마비로 이튿날 아침 깨어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 곁을 영영 떠났다.
위 감독은 전 코치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냐는 질문엔 이렇게 대답했다. “형제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는 제가 더 많지만 누가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내가 힘들 때 좋은 말을 해 주고, 또 항상 해답을 제시해 줍니다.” 위 감독은 이날 전 코치에게 경기장에 오지 말라고 했다. 혹시 상중에 경기장에 오는 걸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걱정한 것. 그러나 전 코치는 검은 색 정장을 입고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며 팀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우리은행 선수들은 7년 만에 챔피언에 오른 뒤 세리머니 때 위 감독을 헹가래쳤다. 이어 위 감독을 코트 위로 떨어뜨린 뒤 깔깔 웃으며 마구 발길질을 했다. 치가 떨리는 지옥훈련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에 대해 위 감독은 “죽는 줄 알았다”며 엄살을 떤 뒤 “우승을 해서 밟혀 죽는다면 백 번이라도 밝혀 죽겠다”고 말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위 감독은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당연히 우승하는 것”이라며 “우승도 중요하지만 강팀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결의를 다졌다.
용인=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