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울산 중구 소속 공무원 안모(37)씨가 19일 오후 3시쯤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안씨가 공무원직을 수행한지 64일만이다.
안씨의 부친 안모(64)씨는 오후 8시쯤 외출한 아들이 다음날까지 돌아오지 않자 아들을 찾다 대왕암공원에서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안씨의 차 안에는 태우다 꺼진 번개탄과 A4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 유서에는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주변에서 알아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안씨의 아내는 경찰조사에서 “전날 남편이 업무가 많아 스트레스가 많다는 전화 통화를 하고 퇴근한 후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에 신고 후 가족과 함께 찾아다녔다”고 밝혔다.
중구에 따르면 안씨는 올해 1월 사회복지사직 공무원 9급에 합격되어 태화동주민자치센터에서 독거노인관리, 한부모가족관리, 무상 보육료관련 업무 등 총 5개 업무를 도맡아 수행하고 있었다.
태화동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안씨가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공무원에 합격해 일을 참 꼼꼼하게 잘 처리했는데 갑자기 사망소식을 들어 슬프다”고 전했다.
안씨가 태화동사무소에 부임할 당시 사회복지사직으로 이모(32)씨도 같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씨는 숨진 안씨와는 또 다른 업무를 맡아 일을 하고 있었다.
안씨는 특히 보상보육관련 업무가 과대해 부임 초부터 매일 오후 10~11시 퇴근을 했고 근무기간 중 총 8번의 토·일요일을 한번도 안 쉬고 출근해 일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중구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사회복지업무는 1~3월이 가장 바쁜 시기”라면 “특히 올해는 무상교육관련 업무가 증가해서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는 정부 방침에 따라 사회복지직 업무가 증가되어 지난해 8명을 선발했고 올해 5명에 이어 내년에도 5명을 충당할 방침이다.
울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