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첫 정규앨범 투빅 “따뜻한 알앤비, 들려주고 싶었다”

[쿠키 人터뷰] 첫 정규앨범 투빅 “따뜻한 알앤비, 들려주고 싶었다”

기사승인 2013-03-28 09:28:01


[인터뷰] 가수로서도 활동 시기가 좋았고, 대중들에게는 선물과 같았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과 경연 프로그램으로 인해 귀가 까다로워진 대중들이 가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비주얼에서 목소리로 확연히 옮겨가기 시작했으며, 그리고 비주얼 따위는 무시한 이들이 데뷔해, 귀가 즐거운 노래를 불렀다. 남성 알앤비(R&B) 듀오 투빅(2BiC / 지환, 준형)의 이야기다.

지난해 3월 데뷔할 당시 투빅에 대한 시선은 분명 “어 뭐지?”라는 반응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이들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호들갑스럽지는 않아도, 조용조용 올라와 어느새 1년이 지나,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돌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디션 출신도 아닌 이들에게 1년의 시간은 어떤 의미였을까.

“1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시간은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저희가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데뷔했고 또 방송용 비주얼이 아닌데도 데뷔할 수 있었던 것에 고맙죠.(웃음)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취업 때문에 걱정하고, 음악 하는 친구들도 여전히 고생하고 있는데 저희는 늦게나마 주목을 받게 되어 다행이고 고마워요.”(준형)

이들의 데뷔는 절묘했다. 대중들이 아이돌 그룹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지쳐갈 때,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적중했던 것이다. 비주얼이 아닌,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이들이 등장했으니 말이다.

“저희도 데뷔 타이밍이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대중들이 음악을 찾고 있었는데 때마침 저희가 나온 거죠. 또 개그콘서트 김준현 선배의 뚱뚱한 캐릭터가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그런 뚱뚱한 이미지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웃음)”(준형)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데뷔한 이들이 데뷔 1년 만에 낸 정규 앨범 ‘백 투 블랙’(Back to Black)은 새로 들어간 5곡 모두 타이틀로 해도 될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동안 발라드곡을 주로 부르던 투빅은 그들이 잘하고 좋아하는 알앤비(R&B) 장르로 앨범을 가득 채웠다.

“이번 정규앨범 타이틀곡 ‘바이 바이 러브’(Bye Bye Love)는 3일에 걸쳐 녹음했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어요. 흑인 느낌과 알앤비(R&B) 느낌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불렀는데 그러면서도 대중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게 조금은 어려웠던 것 같아요.”(준형)

“정규앨범 제목 ‘백 투 블랙’은 조영수 작곡가와 저희가 함께 지었어요. 첫 정규 앨범은 알앤비(R&B)로 회귀하는 느낌으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90년대 알앤비가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팝 느낌이 좋기 때문이죠. 그래서 앨범 제목을 ‘백 투 블랙’으로 하게 됐어요. 90년대 흑인들이 하는 듯하면서도 또 지나치게 흑인스럽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지환)

투빅은 이번 활동을 앞두고 최근 열흘 동안 미국 LA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으며, 멤버 단둘이 떠난 배낭여행의 모습을 촬영해 투빅의 일상을 담은 리얼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뮤직비디오 촬영과 사진 촬영을 겸해 배낭여행 콘셉트로 LA에 다녀왔어요. LA에 가보니 저희 체격은 작은 편이던데요.(웃음) 기억나는 것은 거리의 뮤지션들과 잼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경험이니까 참 재밌었어요. 다운타운도 가보고 해변과 사막도 다니며 자연스러운 시간을 보냈어요. 많이 걸어서 살이 빠질 줄 알았는데 음식이 고칼로리여서 그런지 빠지지는 않더라고요.(준형)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LA에 다녀왔어요. 확실히 미국의 도시는 전체적으로 시계가 느리게 가는 것 같아 우리와는 다른 정서적인 차이를 느꼈죠. LA이라는 도시의 자연스러운 느낌, 그런 것들이 음악에 묻어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저희 외모가 여유 있게 생기지 않았나요(웃음)” (지환)



노래로 승부하던 이들인 대중들에게 확연히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킨 것은 KBS 2TV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다. 최근 변진섭 편에서는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방송에 나갈 때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눈에 보일만큼 긴장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불후의 명곡’ 녹화를 처음 했었을 때는 긴장을 많이 했어요. 프로그램이 주는 긴장도 있었지만 그 당시 둘 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상태였거든요. 또 12팀 중에 제일 마지막에 무대에 나갔는데 더 떨었죠. ‘이번엔 우리 차례인가?’를 12번 생각했으니 긴장의 연속이었던 거죠.”(준형)

“거의 6시간 대기실에서 예능을 하다가 밤 11시쯤 노래를 불렀는데 힘들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쉽게 느껴져요.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지환)

사실 많은 사람들이 투빅을 만나면 다이어트 이야기를 꺼낸다. 이들도 지겨울 정도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왜 또 그런 질문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뭐”라고 답하는 투빅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제가 입대 때 128킬로그램이었는데 신형 탄띠는 안 맞아 구형 탄띠를 찼을 정도였어요. 얼마 전에 예비군 갔더니 신형 탄띠가 더 길어져 맞더라고요.(웃음) 몸집 있는 사람들은 쉽게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 몸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일부러 다이어트를 해서 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빠질 때가 있겠죠.”(준형)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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