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시장 ‘지각 변동’… 스포츠-아웃도어-패션 업계 ‘삼파전’

아웃도어 시장 ‘지각 변동’… 스포츠-아웃도어-패션 업계 ‘삼파전’

기사승인 2013-04-02 08:00:01
[쿠키 생활] 아웃도어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 구도가 업체들의 영역 확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저마다의 주력 복종이나 제품을 유지해온 스포츠, 패션 업체들은 아웃도어 시장의 가능성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아웃도어 전문 업체는 실용성과 스타일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업계 간 사업 범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아웃도어 시장에서의 경쟁은 스포츠와 아웃도어, 패션 업체 간의 삼파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스포츠 업체,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도전’= 러닝화·워킹화와 같은 운동화를 포함한 스포츠 의류나 제품에 주력했던 업체들은 아웃도어 제품 판매를 늘리거나 매장 이미지 변신 등을 꾀하며 아웃도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화승의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는 올해 봄·여름 시즌 아웃도어 주력 제품으로 ‘아웃도어 팬츠’와 ‘엠블랙 바람막이 재킷’을 출시했다. ‘베이직핏’과 ‘트레킹핏’, ‘익스트림핏’ 등 3종으로 구성된 아웃도어 팬츠는 나일론 투웨이 스판을 적용해 신축성이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방풍성과 활동성 기능을 갖춘 바람막이 재킷은 ‘트레이닝형’과 ‘아웃도어형’으로 나뉘며, 종류에 따라 스포츠 활동을 비롯해 가벼운 등산과 캠핑, 피크닉과 같은 야외활동 등을 할 때 유용하게 입을 수 있다.

르까프의 아웃도어 제품 확대와 더불어 화승은 2007년 론칭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의 매장 수를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렸다. 론칭 당시 매장수가 1곳에 불과했지만
2011년 100여곳, 지난해 말 기준 130여곳의 매장이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삼선 무늬 트레이닝복’으로 익숙한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아웃도어 라인 ‘테렉스’를 더욱 강화하면서 지난해 9월 아웃도어 전문 매장을 도입했다. 서울 종로 직영점과 광주 황금동 판매점, 부산 범내 판매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현대백화점 중동점·울산점 등 총 6곳에 아웃도어 전문 코너를 마련해 등산과 트레킹, 암벽타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혜진 아디다스 마케팅팀 과장은 “올해 아웃도어 전문 매장을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스포츠 제품으로 쌓아온 기술력 및 노하우와 제품력을 감안했을 때 타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점 등이 아디다스 아웃도어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휠라골프, 휠라키즈 등 모두 6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휠라코리아는 지난 2월 아웃도어 매장 ‘휠라스포트’를 ‘휠라아웃도어’로 브랜드 명칭을 변경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로만 국한돼 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웃도어 시장도 본격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패션 업계, 아웃도어로 ‘영역 확장’= 남성복이나 여성 캐주얼 등의 복종에서 두각을 보이던 패션 업체들의 아웃도어 시장 진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중 상당수는 기능성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이나 ‘트레킹’, ‘여성’ 등의 콘셉트를 동시에 내세우며 기존 등산 중심의 아웃도어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과 여성 캐주얼 올리비아로렌 등을 전개하는 세정그룹은 지난해 9월 트레킹 전문 아웃도어 센터폴을 리론칭하고 올해 안으로 매장수를 160곳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같은 달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피버그린은 현재 인디안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추후 독립 매장으로 확대 오픈 할 예정이다.

여성 캐주얼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 등을 론칭한 패션그룹 형지는 2010년 여성 전용 브랜드인 와일드로즈로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북유럽 감성 정통 아웃도어를 기치로 한 노스케이프를 전개하며 아웃도어 사업을 확대했다.

트래디셔널 캐주얼 빈폴과 남성복 갤럭시로 유명한 제일모직은 지난해 2월 도심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빈폴아웃도어를 론칭했다. 고급스러운 야영을 뜻하는 ‘글램핑(Glamping)’을 제안하며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관련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 실용성·스타일에도 관심= 반면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등산화나 트레킹화에서 탈피한 아웃도어 신발 워킹화를 잇따라 출시하며, 프로스펙스와 르까프 등 스포츠 브랜드 중심이었던 워킹화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로 진입했다.

K2는 지난 3월 선보인 ‘스쿼럴 로우’를 시작으로 올해 ‘아웃도어 워킹화’ 제품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스쿼럴 로우라는 명칭에는 나무와 바위 등이 많은 숲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다람쥐와 같이 아웃도어 환경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신을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둘레길을 걷거나 가벼운 산행과 같은 야외 활동을 할 때 필요한 등산화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355g 경량으로 제작돼 일반 운동화나 워킹화처럼 가벼운 점이 특징이다.

블랙야크는 이번 봄 시즌 전략 제품으로 자갈길이나 흙길과 같은 아웃도어 환경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착용할 수 있는 트레일 워킹화 ‘프라즈마’와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이달부터 대대적으로 출시하는 트레일 워킹화의 경우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에 앞서 TV광고로 먼저 노출시킨 이후 전국 매장으로 제품 문의가 이어지는 등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밀레는 고르지 않은 울퉁불퉁한 지면을 디딜 경우 발목이 꺾이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 적용된 트레일 워킹화 ‘MLS 테크’를 출시했다.

박영수 한국패션협회 차장은 “여성복과 남성복, 캐주얼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복종 가운데 매출 증가율이 높은 대표적인 분야가 아웃도어다보니 아웃도어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돼 아웃도어를 놓고 벌이는 여러 업체 간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선 기자 ujuin25@kukimedia.co.kr
이은선 기자
ujuin25@kukimedia.co.kr
이은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