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 열풍이 불자 카카오톡 대화방 등을 이용해 실시간 주가조작을 벌인 인터넷 주식카페 회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중학교 교사, 간호사, 대학생 등 일반 투자자들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평범한’ 사람들도 조작 가담=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강남일)는 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혐의로 주식카페 운영자 김모(31)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조작에 적극 가담한 중학교 교사 최모(31)씨, 대학생 이모(22)씨, 간호사 임모(33)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회원 20명은 벌금 300만∼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대부분 회사원이나 주부, 소규모 자영업자 등 ‘개미’ 투자자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검찰에 불려와 “회비 내고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사람이면 통상 다 하는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가조작이 일부 전문 조작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7000만원 정도씩 ‘종자돈’을 마련해 주가조작에 나섰으며 운영자 김씨의 ‘리딩’에 따라 지난해 8∼10월 코스피 상장업체 S사 주가를 2046차례 시세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S사 우선주 주가는 6만5400원에서 21만원까지 321%나 올랐고, 이들은 모두 1억8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SNS 이용해 일사분란한 주가 조작=운영자 김씨는 주식투자계의 ‘재야 고수’로 알려져 있으며 ‘김 작가’라는 닉네임을 주로 썼다. 그는 포털사이트에 ‘급등테마주식투자 소수정예팀’이란 카페를 개설한 뒤 월 회비 10만원을 받고 회원을 모집했다. 전체 회원 130여명 중 20여명이 주가조작에 참여했다. 김씨는 플라스틱 원료 도소매업체인 S사를 표적으로 삼았다. 경남 밀양에 부지가 있어 대선 공약으로 얘기되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과 연결시킬 수 있고, 유통주식 수도 적어 주가를 띄우기 제격이란 판단에서다.
작전 지시 통로로는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메신저가 이용됐다. 대화방을 만들어 매매 수량 및 가격, 매매 시점 등을 실시한 전달하는 식이다. 김씨는 사전에 작전 참여 회원 수, 동원 계좌, 예상 동원 자금 등을 치밀하게 계산했다. 김씨가 “14만3500원에 5∼10주 지금 매수하세요. 오늘 종가는 14만5000원으로 맞춥니다. 2시 20분에 상한가 작업합니다”라고 연락하면, 회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지침에 따랐다. 카페 회원이라도 모두 ‘같은 편’은 아니어서 일부 초짜 회원의 경우 최고가일 때 주식을 사도록 개별 추천한 뒤 작전 참여 회원들의 보유 물량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결국 ‘이용만 당한’ 회원 한 명이 검찰에 진정을 내면서 꼬리가 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포털사이트 한 곳에만 회원 1만명 이상의 주식카페·블로그가 100여개에 이른다”며 “상당수가 주식 매매 ‘리딩’을 빙자해 주가조작을 벌이는 것으로 의심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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