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페이지 원] 미국은 변호사의 천국이다. 그런데 이 말은 대도시에만 해당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로스쿨 졸업생의 취업난이 심각한데, 정작 시골엔 변호사가 적다. 뉴욕타임스(NYT)가 9일자 1면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인구 5분의 1이 거주하는 시골 지역엔 단 2% 만의 변호사 사무소가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아주의 경우 애틀랜타 시에 전체 변호사의 70%가 몰려 있고 텍사스주는 83%의 변호사들이 휴스턴 달라스 오스틴 샌안토니오 등 4개 도시에 집중돼 있다.
그래서 급기야 시골에 상주하는 변호사에게 보조금까지 얹어주는 주 정부가 등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주인공은 사우스다코타주이다. 지난달 시골 거주 변호사에게 연례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이 이곳에서 통과됐다. 뉴욕타임스는 “국가가 수십 년간 시골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에게 보조금을 선사해온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네브라스카 인근 인디안 보호구역 주변에서 지난 64년간 변호사 일을 했던 프레드릭 코자드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사가 없는 병원은 지속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변호사 없는 법정과 사법 시스템은 암울한 미래를 마주하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코자드씨가 개업할 땐 그를 포함해 6명의 변호사가 있었지만, 이젠 인근 120마일(약 193㎞) 안에 법조인이 한명도 없다고 했다.
한국도 2011년부터 로스쿨 졸업생이 쏟아지면서 취업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2년간 55%의 로스쿨 졸업생들만 변호사로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값비싼 로스쿨 등록금으로 대부분 빚을 진 이들 졸업생에게 사건도 없고 연봉도 뻔한 지방으로 왜 가지 않느냐고 다그칠 일 만은 아니다. 미국 시골처럼 보조금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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