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엔저 효과’에 대한 논란 속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사진) 일본은행 총재가 엔화가치 변동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구로다 총재는 10일 “금융위기 이후 과다하게 치솟은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조정되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이 ‘거품’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달러당 엔화의 환율이 100엔까지 접근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나온 과감한 추가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구로다는 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해외 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끼게 될 것이란 경고에 대해서도 “(엔저로 인해) 일본에서 대대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완화 조치를 하면 한동안 통화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일본은행의 정책이 환율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구로다는 ‘출구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시중 은행이 과다하게 예치하는 자금에 높은 이자를 매기는 등의 대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지난 2002년 4월 수준인 13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내에 105∼107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국면 등으로 과도한 엔고 국면을 벗어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선엔 여전히 우려가 섞여있다. 일본의 현 상황이 ‘채권시장 붕괴의 초기 조짐’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이런 요동이 최악의 상황에 있는 그리스 채권 다음으로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일본 국채시장의 요요 현상’이라는 표현을 썼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0일 일본의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일본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커질 수 있지만 그런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WSJ은 5년 전에도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00엔에 이르렀지만 당시에도 일본 경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엔저가 혁신이 필요한 일본 전자업체의 경쟁력을 높이지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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