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자외선 차단제’ 유해할까 무해할까?

[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자외선 차단제’ 유해할까 무해할까?

기사승인 2013-04-12 10:19:00

[쿠키 생활] “봄철 햇볕에 피부가 손상될까 걱정돼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라줍니다. 괜찮을까요?” “아이가 아토피가 있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계속 발라줘도 될까요?” “민감성 피부에는 자외선 차단제의 아보벤존 성분이 해가 된다는데...”

자외선 차단제는 주로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들은 하루에 적게는 2번에서 많게는 10번씩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기도 한다. 자외선 차단제 성분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BB크림, CC크림, 파운데이션, 메이크업 베이스 등에도 함유돼 있다.

이렇게 빈번하게 사용되는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안전성 여부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근래에는 한 유명 화장품 회사에서 만든 자외선 차단제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바 있어 소비자들이 불안을 겪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가 답답하고 알러지 반응을 일으켜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렇듯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무해할까. 유해할까.

자외선 차단제는 노화를 유발하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자외선은 콜라겐과 탄력섬유 같은 탄력 물질을 파괴해 잔주름, 기미, 주근깨, 색소 침착, 노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외선 A는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므로 늘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 B는 A보다 파장이 짧아 유리창을 뚫지 못하고 피부도 표피층까지만 도달하지만 강력한 세포 파괴 능력이 있다. 따라서 햇볕을 쬐면 발갛게 되면서 일광화상을 입기 쉽다. 화장품에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표기돼 있다. 보통 실내에 머무르는 사람에게는 SPF15에 PA++인 제품을 권장하고 야외업무가 많은 사람이라면 SPF20 이상에 PA+++인 제품을 권한다.

그렇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빈번하게 발라주는 것은 피부에 좋을까. 화장품 회사들이 만드는 자외선 차단제에는 다양한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징크 옥사이드’나 ‘티타늄 옥사이드’ 등의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 ‘부틸메톡시디벤조일메탄’(아보벤존),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벤조페논-3’(옥시벤존) 등의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가 있다.

피부과 의사들은 자외선 차단제 역시 ‘화학 덩어리’ 성분이기 때문에 지나친 과용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석유의 독성 성분에서 뽑아내거나 화학물질로부터 합성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에 주로 쓰이는 아보벤존은 햇빛과 만나면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성분은 백탁 현상이 없고 사용감은 좋지만 예민한 피부에는 알러지나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외출한 날에는 꼼꼼하게 피부를 씻어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피부 자극이 되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오일, 동물성원료, 인공색소, 항료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은 천연성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피부에 순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일부에서는 자외선을 피부 치료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명 ‘광 치료’가 피부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또 광치료라는 시술법이 소개되고 있다. 햇빛 광선을 통해 건선이나 아토피 등 민감성 피부를 치유하는 의학 기술이다. 피부 염증 치유를 돕는데 햇볕이 가장 좋은 치료 도구가 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피부를 위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피부를 위해 자외선을 쐬는 이도 있다. 이는 무조건 자외선을 100%로 차단하는 것만이 피부 건강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서양 의학은 햇빛이 주는 고유의 치유 기능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수천년 역사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 시작한 건 불과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선조 여성들의 고운 피부의 비결은 자외선 차단제보다 ‘자연’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때로는 피부에 숨을 쉬게 하는 것은 어떨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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