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최근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우병우(46)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5일 사표를 냈다. 우 위원은 ‘박연차 게이트’의 주임 검사로 2009년 4월 30일 대검 11층 특별조사실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대면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라인 중 현직으로 남아 있던 마지막 검사였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대검 중앙수사부 최정예 검사들이 대거 투입됐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로 검찰의 과잉·편파 수사 비판을 불러왔고 결국 중수부 폐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2009년 5월 23일 사표를 냈지만 반려됐고 다음달 수사 종결 이후 사직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한 인간적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제가 검찰을 계속 지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총괄했던 이인규(55) 당시 중수부장 역시 책임을 지고 같은 해 7월 사표를 냈다. 이 전 중수부장은 2003년 신설된 서울지검 금융조사부 초대 부장을 맡았고, 같은 해 SK그룹 비자금 수사를 성공적으로 지휘하며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 전 중수부장은 퇴임식에서 “수뢰사건 수사 중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불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투쟁은 계속돼야 하고 이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쏟아지는 검찰 책임론에 대한 중수부장의 항변이었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전담했던 홍만표(54) 수사기획관은 그 해 검사장으로 승진, 서울고검 공판송무부장을 맡았다가 2010년 7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에서 검찰 측 ‘브레인’ 역할을 했지만, 당초 정부 합의안이 국회에서 수정되자 사직서를 던졌다. ‘야인’이 된 임 전 총장과 홍 전 기획관은 현재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고, 이 전 중수부장은 대형 로펌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중수 1과장이던 우 위원은 수사가 끝난 뒤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으로 갔다가 이후 수사기획관으로 중수부에 돌아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이끌었다. 사법연수원 19기 중 선두권 주자로 평가됐지만 지난해와 올해 검사장 승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우 위원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직인사에서 “23년 검사로 살아오면서 보람을 느낀 때도 많았고, ‘실체적 진실을 파헤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힘겨운 적도 많았다. 이제 보람은 가슴에 품고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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