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 ‘부다페스트의 기적’

한국 아이스하키 ‘부다페스트의 기적’

기사승인 2013-04-16 10: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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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역대 전적은 1무10패.

한국 아이스하키는 헝가리에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경기 전 분위기도 엇갈렸다. 한국은 지난 15일 첫 경기에서 강호 이탈리아에 0대 4로 졌다.

반면 헝가리는 영국을 4대 2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헝가리는 7300여명에 달하는 극성스러운 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1피리어드에서만 3골을 뽑아 3-0의 리드를 잡았다. 2피리어드가 시작되자 한국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포기하지 않고 하나가 되어 헝가리를 몰아붙였다. 그리고 결국 경기를 뒤집는 ‘부다페스트의 기적’을 일으켰다.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리였다.

변선욱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포르트아레나에서 열린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A그룹(2부) 대회 2차전에서 홈팀 헝가리에 5대 4(0-3 1-1 3-0 0-0 승부치기<1-0>)로 역전승했다.

세계 랭킹 28위인 한국이 19위의 헝가리를 상대로 국제 대회에서 거둔 첫 승이다. 종전까지 한국은 1982년 스페인 하카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C풀 대회에서 헝가리에 2대 18로 대패한 것을 시작으로 31년간 11번 맞붙어 1무10패를 기록 중이었다.

승점 2를 챙긴 한국은 카자흐스탄, 이탈리아(이상 승점 6), 헝가리(승점 4)에 이어 6개 팀 가운데 4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남은 3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이기면 이번 대회에서 목표로 세운 그룹 A에서의 잔류를 달성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반드시 잡겠다고 노렸던 일본과 영국은 모두 2연패에 빠져 있다. 이번 대회 상위 2개 팀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톱 디비전으로 승격한다. 최하위는 디비전1 그룹 B(3부)로 강등된다.

경기 초반은 헝가리의 쇼 타임이었다. 헝가리는 잇따라 세 차례나 한국의 네트를 갈랐다. 한국의 1피리어드 유효 슈팅은 5에 불과했다. 한국은 2피리어드에서 권태안(하이원)의 골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다시 추가골을 허용해 여전히 3골 차로 끌려갔다. 대역전극은 3피리어드부터 시작됐다.

김기성(상무)이 3피리어드 시작 56초 만에 골을 터뜨렸고, 이어 5분 32초에 김원중(상무)이 신상우(한라)의 패스를 받아 한 골 더 따라붙었다. ‘막내’ 신상훈(연세대)은 9분 21초 박우상(상무), 이돈구(한라)의 어시스트로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을 득실 없이 마친 대표팀은 승부치기에서 승부를 갈랐다. 두 번째 슛까지 1-1로 맞선 상황에서 김기성은 상대 수문장 다리 사이를 노려 골을 성공시켰고, 이어 골리 박성제(상무)가 상대 세 번째 슛을 막아내 역전 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일본과 대회 3차전을 치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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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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