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노후준비? 돈 모으는 게 가장 쉬워요”

[쿠키人터뷰] “노후준비? 돈 모으는 게 가장 쉬워요”

기사승인 2013-04-22 11:29:01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100세 시대 대비한 은퇴 설계 뒤따라야”

[쿠키 경제] “은퇴 준비 과정에서 오히려 돈 모으는 게 가장 쉬울 수 있어요. 가족관계, 사회활동, 취미 등 비재무적인 일들을 갖추는 게 더 힘들고 가장 필요한 준비죠.”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박기출(45·사진) 소장은 이처럼 은퇴설계 준비에 있어 뼈 있는 조언을 한다. 최근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를 경험하면서 ‘돈’, 즉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은퇴 후 필요한 ‘최소 한 달 생활비는 얼마’며 또 ‘연금은 얼마를 탈수 있는지’ 등 온통 수치적인 관점에서만 관심과 연구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가장 아쉬워했다.

“사실 은퇴 후의 삶은 돈 만을 가지고 사는 게 아니에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가족과의 불화가 생기면 아무 소용없고, 건강이 뒷받침 되지 않아도 문제고, 그렇다고 놀면서 집에만 있는 게 행복하지는 않잖아요. 돈 이외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 합니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은퇴 준비해야”

UN의 2009년 세계인구 고령화 보고서에서 100세까지 장수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시대의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인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지금 세계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보통 50~60대에 정년퇴직을 하기 때문에 이후 50년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는 국가, 개인 모두에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박 소장은 이에 대해 “당신의 인생을 100세로 보고 은퇴설계를 해야 합니다. 즉 생애설계를 해야 하는 것이죠. 평생에 걸쳐 재산의 규모와 돈의 흐름 등이 바뀌는 데 이 점을 인지하고 시기별로 맞춤형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야 합니다. 은퇴 후의 취미, 일 등도 단계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때 가서 찾으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합니다”고 충고한다.

“젊은 사람들이 고정된 삶의 이미지를 깨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데 아직 젊은 사람들은 이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 아버지 때처럼 70세가 넘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이미지를 깨는 게 급선무입니다. 우리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산다는 생각으로 은퇴준비를 하면 보다 성공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은퇴 연구의 중심은 보험사가 될 것”

보험업계 최초로 설립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단일 규모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은퇴 전문 연구소다. 하지만 은퇴설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보험업계의 은퇴연구 움직임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은퇴연구소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단 두 곳만 있을 뿐 다른 생보사는 관련부서조차 갖추지 못했다.

“선진국에서는 은퇴연구를 모두 보험사에서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될 것입니다. 다만 연금의 시작 등 은퇴설계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아직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죠.”

최근 금융사들의 은퇴설계 프로그램이 일부 자산가에게만 치중돼 있는 경향에 대한 질문에 박 소장은 은퇴연구소의 역할론에 대해 얘기했다.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은퇴 연구소입니다. 그래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는 각계각층의 특징을 살리는 맞춤형 금융교육을 준비 중에 있어요. 사실 가장 은퇴설계가 필요한 계층은 저소득 계층이죠. 더욱 심도 있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전 국민이 은퇴 후 잘 살 수 있는 방법 등을 연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 소장은 최근 저금리와 경기침체가 오래 지속되다보니 ‘고객들의 귀가 얇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은퇴준비를 위한 투자에 신중함을 보여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먼저 현실 수익률을 받아드려야 합니다. 예전처럼 단기간의 투자수익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이렇다보니 조금만 수익률이 높아도 갈아타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수익률이 낮은 상황일수록 시간과의 싸움이 중요합니다. 조금의 수익률 차이로 갈아타지 말고 관련 리스크를 잘 살펴본 후에 길게 보는 투자 시각을 가져야 해요”라며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김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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