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유명 홈쇼핑 업체의 본인확인 절차가 취약한 점을 악용해 대포폰을 개통한 뒤 팔아넘긴 업자가 검거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일 무서류 소액대출을 이용하러 온 사람들의 신분증으로 스마트폰을 개통해 밀반출업자에게 넘긴 혐의(사기)로 이모(42)씨를 구속했다.

이씨가 롯데홈쇼핑, CJ홈쇼핑에서 신분증 원본 및 사본 70매를 이용해 개통한 스마트폰은 200여대에 이른다. 이씨는 이를 밀반출업자 권모(44)씨에게 대당 20~50만원을 받고 팔았다. 권씨가 이렇게 베트남 등 해외로 밀반출한 스마트폰은 2700여대, 시가로 27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나머지 2500여대의 스마트폰을 도용한 일당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들에게 요금 통지서가 날아오고 있으며, 지불을 거부할 경우 신용불량자로 등록하겠다는 연락이 오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홈쇼핑 측이 실적경쟁에 매달리면서 제대로 된 본인확인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본인확인은 거친 후 스마트폰을 개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홈쇼핑측 관계자는 “스마트폰 개통 시 전화 인증이나 신용카드와 개인정보가 일치하는지 등의 본인확인 절차를 밟는다”면서 “본인확인 절차는 통신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어떤 절차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는 고객정보가 있어야 확인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수습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