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영국의 40대 남성이 한글로 ‘데톨’이 써있는 샤워젤을 구입해 샤워를 하다가 고환에 화상을 입어 1000파운드(한화 약 170만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의 30일자 보도를 보면, 카펫 청소업자인 42세 남성 레이몬드 커스는 햄프셔주 고스포트 시내 중심가의 ‘99p 스토어’에서 ‘데톨’ 브랜드 샤워젤을 샀다. 흰색 용기에 한글로 ‘데톨’이라고 명기된 제품이다. 커스는 데톨을 선택한 이유로 “신뢰하는 브랜드였다”고 말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커스는 끔찍한 일을 당한다. 사타구니 부분이 붉게 일어나면서 염증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진 것이다. 속옷이 이 부위에 닿기라도 하면 얼굴을 찌부리는 것은 물론 너무 아파 허리를 구부릴 수 밖에 없었다고 커스는 회고했다.

민감한 부위에 큰 상처를 입은 커스는 계속되는 통증에 잠도 못 자는 등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그는 “자영업자인 탓에 아파도 참고 일해야 했다.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았다”라고 말했다.

의사는 한 달간 하루 두 번씩 상처에 수분 크림을 바르라고 조언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상처는 아무런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

샤워젤을 판매한 소매업자는 샤워젤이 그가 직업상 사용하는 화학약품과 반응해 화상을 일으킨 것 같다며 자신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정공방 끝에 결국 커스 씨는 1000파운드의 합의금을 받고 소송을 접었다. 그는 “이 돈으로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99p 스토어에서 샤워젤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톨 제품 제조사인 레킷 벤카이저의 대변인은 “해당 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국 수출용으로 생산된 제품이 암시장을 통해 유입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데톨 샤워폼 오리지널’로 한국에서도 시판중이다. 국내에선 아직 피해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조성은 수습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