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진] 멸종위기 백두산 호랑이 타고 놀게 한 중국 동물원 비난 쏟아져

[현장 사진] 멸종위기 백두산 호랑이 타고 놀게 한 중국 동물원 비난 쏟아져

기사승인 2013-05-03 16:34:01

[쿠키 지구촌]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백두산 호랑이를 학대한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일 노동절 연휴에 지린성 창춘(長春)시의 동물원인 동북호원(東北虎園)을 방문한 중국 네티즌이 몇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새끼 백두산호랑이가 목에 밧줄이 매여 탁자에 묶인 모습과 탁자 위에 엎드린 새끼 호랑이의 등에 어린이가 올라탄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동물원이 돈을 벌려고 호랑이를 고양이처럼 다룬다”라고 비판했다.

이 사실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일어났다. 중국 네티즌들은 “정말 고약한 사람들이다” “동물도 지각과 감정이 있다. 반항할 능력이 없다고 학대하는 건 잔인하다” “호랑이 등에 탄 어린이가 뭘 배우겠느냐”라고 질타했다.

동물원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동북호원 동물관리처장 왕하이쥔(王海軍) 씨는 “사진 속의 호랑이는 동북호원이 아니라 안후이성 쑤저우시의 동방동물서커스단 소유다. 이들은 동북호원과 협조 관계에 있어 동북호원에서 공연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관리 소홀을 인정했다. 동방동물서커스단에 5000위안의 벌금을 부과하고 서커스단 책임자에게 사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를 쓰게 했다.

중국 국가임업국도 이 사건에 주목했다. 동북호원은 곧 이 사건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할 예정이다.

창춘시 동남부의 국립공원에 위치한 이 동물원은 중국 국가임업국과 지린성 임업청이 2009년 4월 설립한 곳이다. 다치거나 병든 동물을 돌보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500마리도 남지 않은 세계 10대 멸종위기동물이다. 대부분 러시아 동시베리아와 중국 동북 지역에 분포해 있다. 밀렵과 서식지 축소로 10~20년 내에 중국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우리나라도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성은 수습기자 jse130801@kmib.co.kr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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