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쿡기자] 아침 6시면 정확히 서울 혜화동성당의 종소리가 울립니다. ‘댕~댕~’하는 묵직한 울림이 하루를 경건하게 시작하라는 ‘말씀’ 같습니다. 사대문 안, 도시 한 복판에서 차임벨 소리가 아닌 쇠종 소리를 듣는 건 행운입니다. 성당 옆에 신학교가 있습니다.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윤동주 詩
‘십자가’ 중에서)
한데, 그 첨탑에 올라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7년부터 해고자 전원복직과 단체협약체결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해고자들입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지난 2월 6일부터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 종탑 맞은 편에 재능교육 본사가 있고요. 본사를 향해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해고자 12명은 2000여일 가까이 천막생활을 하며 회사를 상대로 농성중입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혜화동로터리에서 바라본 혜화동성당 종탑 풍경입니다.
월요일인 6일 날씨는 대체로 맑습니다. 종탑의 그들에겐 더 없이 다행인 날씨입니다. 2~3월 변덕스러운 날씨에 고공농성자들의 고생이 적잖았을 겁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아침 최저기온은 5도에서 18도, 낮 최고기온은 18도에서 28도로 전날과 비슷하겠으나 동해안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전날보다 조금 낮겠다고 합니다.
최저·최고 온도 서울 11~23도, 수원 8~23, 춘천 7~25, 강릉 17~23, 대전 8~26, 전주 8~23, 광주 9~25, 대구 13~28, 부산 14~25, 울산 13~26, 창원 12~26, 제주 11~21.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