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싸움 대상은 CJ 하청방송인 (케이블채널) tvN이 아니라, CJ그룹 전체’라며 ‘CJ가 장악한 영화독점권력을 분쇄하고, 설탕이든 뭐든 CJ가 파는 모든 물건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시한은 CJ가 친노종북과의 야합 중단할 때까지’라고 밝혔다.
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CJ그룹이 운영하는 tvN의 ‘SNL코리아 시즌’가 변 대표를 최근 ‘금주의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방송된 ‘SNL코리아’에서는 최일구 전 MBC 앵커와 안영미가 진행한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변 대표와 팝아티스트 낸시랭를 ‘금주의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다. 변씨와 낸시랭은 ‘트위터 앙숙’이다.
‘보수의 꽃’ 재벌에 까지 칼날 겨눈 변희재
이를 접한 변 대표는 ‘SNL에서 저를 낸시랭과 똑같이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는데 재벌 하청 방송 따위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며 ‘정정보도와 함께 5억원의 손해배상을 언론중재위에 청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 MBC 앵커 백지연씨가 논문표절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두고 6일 오전 ‘CJ그룹에서 논문표절 걸린 백지연을 하차시키지 않는다면 결국 친노종북 세력과 손잡고, 애국진영과 한판 전쟁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면 될 겁니다. 김미경도 논문표절로 하차시켜놓고, 백지연만 끌고 간다는 건 정치적 목적인 거죠.’라고 압박했다.
사실 변 대표는 굉장히 용기 있는 인물이라고 본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자기 몸을 보호하며 얍삽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는 돌팔매 맞을 각오하고 ‘의견’을 말한다. 에두르거나 수사 떠는 일이 없다.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밝히는 일, ‘이데올로기 휘발성 지대’에 사는 한반도 사람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다.
그리하면, 변 대표도 자신의 신념과 반하는 이들도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들 또한 돌팔매 맞을 각오로 신념을 밝혔다고 본다. 그 신념이 타인에게 휘둘렸건, 이식됐건 그 생각의 주체가 현재적 삶에서 자신이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의 장점 또 한가지는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이다. 스마트미디어를 활용할 줄 알고, 이슈를 읽어내는 능력도 있다. 세를 규합하고, 그 세를 이끄는 힘도 있다. 5만여명의 팔로워가 괜히 생기는 건 아니다. 인터넷 미디어 등이 그의 트윗에 반응하도록 하는 ‘지점’을 그는 안다.
그의 ‘폭풍트윗’이 왜 대중에게 먹힐까? 시대는 변하고 변해, 학자의 준엄한 계몽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자 또는 우리 사회 엘리트는 여전히 엄숙하며 그러면서도 겁이 많다. 용기 내는 것을 체면 구기는 일로 안다. 더 나아가 용기 내다 전선에서 쓰러진 자를 ‘분석하는 일’로 입지를 삼는다.
그러니 새로운 세대는 꾸짖는 듯한 계몽이 싫어 MC 강호동 등과 같은 연예인의 유희 속에 녹아든 잠언 한 마디에 열광한다. 어쩌면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지식 지도는 ‘용기 있는 자들’ 또는 엔터테이너적 리더에 의해 융기 되어 새로운 지형도를 형성할 것이다.
격정의 독을 품지마라…피라니아떼에게 물린다
따라서 변희재를 비롯해 그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낸시랭(팝아티스트), 김미화(개그우면), 김제동(개그맨), 문성근(영화배우) 같은 이들은 시대 흐름에 앞서 나가는 이들이라고 본다. 진성호(전 국회의원)씨 등 몇몇 종합편성채널 시사 프로그램 단골 게스트들 역시 그러하다. 어찌 됐든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미디어 무대’에 서 있다. 그 무대에서 자기 의견을 말한다. 대중은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 그들의 팔로워다.
그런데 변희재 대표의 요즘 ‘격정’은 독을 품고 있다. 중심을 잃은 듯 하다. 이러면 ‘완장’ 찬 수리조합 저수지 감시원 수준으로 전락된다. 발이라도 헛디디면 피라니아떼에게 물리게 된다.
그러니 총기가 살아 있는 후덕한 보수가 됐으면 좋겠다. 진보를 이기는 길은, 좌파로 몰아 척살하는 것이 아니라 후덕하게 끌어안는 것이다.
종교개혁에 성공하고 권력을 잡은 마르틴 루터가 농민폭동이 일어나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할 수 있는 자는 찌르고, 목을 조르라. 만약 죽는다면 복된 것이며 더 복된 죽음을 너는 결코 다시 얻지 못하리라.”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