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 산증인 이지송 LH 사장 퇴임

한국 건설 산증인 이지송 LH 사장 퇴임

기사승인 2013-05-14 15:42:01
[쿠키 경제]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4일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취임한지 3년 8개월, 건설업계에 몸담은 지 약 50년 만이다.

이 사장은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LH 본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취임 초 곳곳에 쌓여있는 난제와 회사 걱정에 숱한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며 “매일 매일이 부채와의 전쟁이었고, 생존과의 싸움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의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면서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영원한 LH맨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1965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한강유역합동조사단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수자원공사를 거쳐 1999년 부사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0여년간 현대건설에서 일했다. 이 사장은 퇴임 3년여만에 대표이사로 돌아왔지만 당시 현대건설은 워크아웃 처지였다. 하지만 2006년 현대건설은 기사회생했다. 취임당시 92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이 사장의 퇴임 무렵 5만원대까지 올랐다.

2009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공사인 LH의 초대사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 앞에는 100조원이 넘는 부채 등 또다른 위기상황이 놓여있었다. 그는 ‘변화와 도전, 그리고 개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그는 “사명만 빼고 다 바꾸자”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정상화 6단계 전략을 추진했고,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팔아야 산다’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채 지하철과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통합 이전 양공사가 경쟁적으로 벌여놓은 사업도 줄여나갔다.

이 사장이 기울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출범 당시 부채공룡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던 LH의 부채증가속도가 줄었고 2년 연속 공기업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경영지표가 개선됐다. 이 사장은 특히 지난해 현대건설 재임 시절 경영정상화의 보답 차원에서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200억원 규모의 현대엔지니어링 스톡옵션 5만주에 대한 권리를 깨끗이 포기해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퇴임 후 이 사장은 모교인 한양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건설인생 50년의 산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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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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