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감독님은 OOO입니다.”
[쿠키 스포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K리그 대표 선수들에게 긴급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소속팀 감독님을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설문 조사 결과, 재미있는 표현들이 쏟아졌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천수는 김봉길 감독에 대해 “험난한 길에서도 안전하게 선수들을 이끌어 주는 존재”라며 ‘SUV’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울산 현대의 김영광은 김호곤 감독을 ‘USB 메모리카드’라 표현하며 “축구와 관련된 많은 장면들을 머릿속에 저장해 두시고, 생생하게 말씀해 주시는 것을 보면 엄청난 기억력의 소유자”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선수들의 설문조사 답변이다.
■ 김학범 - 전재호(강원) <초코파이>
김학범 감독님은 초코파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저 바라보면~~ ♬♬”. 선수들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신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먼저 알고 어떤 행동을 할지도 미리 예측하신다. 그래서 선수들은 항상 긴장하고 준비하고 있어야하는데, 학범슨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도 내가 처음 프로 데뷔했을 때(2002년)와 비교해보면 김학범 감독님도 많이 부드러워지셨다.
■ 김호곤 - 김영광(울산)
김호곤 감독님은 USB 메모리카드다. 축구와 관련된 많은 장면들을 머릿속에 저장해 두시고, 생생하게 말씀해 주시는 것을 보면 기억력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한다. 작년 아시아 최고의 감독으로 선정된 이유가 있었다.
■ 김인완 - 이웅희(대전) <원자력발전소>
김인완 감독님은 원자력발전소다. 감독님은 내가 지금까지 본 지도자 중 가장 축구에 열정적인 사람이다. 원자력발전소처럼 밤에도 꺼지지 않고 축구 에너지를 만드신다.
■ 황선홍 - 황진성(포항) <워크맨>
황선홍 감독님은 워크맨(개인용 카세트)이다.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었고, 그 시절 누구나 갖고 싶었던 워크맨처럼 이름만 말하면 누구나 아는 존재감 넘치는 살아 있는 레전드다.
■ 윤성효 - 임상협(부산) <잔디>
윤성효 감독님은 잔디다. 잔디와 꽃의 관계처럼 감독님(잔디)은 묵묵히 우리 선수들(꽃)을 항상 빛나게 해주신다.
■ 안익수 - 김동섭(성남) <아빠>
안익수 감독님은 아빠다. 아빠처럼 엄한 존재이지만 말보다는 행동으로 뒤에서 묵묵히 챙겨주시고 선수들 입장에서는 언제나 믿고 따를 수 있는 존재다.
■ 김봉길 - 이천수(인천)
김봉길 감독님은 SUV다. 험난한 길에서도 안전하게 선수들을 이끌어 주는 SUV와 같은 존재다. 현재의 나에게도, 인천유나이티드에게도 힘든 고비의 시기마다 안전하게 팀을 이끌어 주신다.
■ 박경훈 - 오승범(제주) <트렌드>
박경훈 감독님은 트렌드다. 현대 축구의 흐름과 전술, 패션스타일과 어린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도 전혀 어려움이 없다.
■ 서정원 - 곽희주(수원) <유재석>
서정원 감독님은 유재석이다. 선수들을 잘 배려해 주신다. 선수들의 가벼운 농담에도 잘 웃어주신다. 꼭 유재석을 닮았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 주시는 모습에 선수들이 벽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 파비오 - 에닝요(전북) <전사(戰士)>
파비오 감독대행은 전사다. 감독대행을 맡는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 결정을 하고, 최선을 다한다. 경기장에 나서면 승리를 위해 전투적으로 변한다.
■ 백종철 - 이진호(대구) <험월이취>
백종철 감독님은 험월이취(險越夷就)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안한 곳으로 나아간다는 사자성어다. 나를 비롯한 우리 선수단 모두가 감독님의 리더십과 지도력을 믿고, 감독님이 대구의 험월이취를 이끌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
■ 하석주 - 이종호(전남) <상남자>
하석주 감독은 상남자다. 진정한 남자다. 항상 모험적이고, 당당하고, 긍정적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