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04 시즌 프로 무대로 뛰어든 인천 유나이티드는 2005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줄곧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2010, 2011 시즌엔 각각 11위와 13위에 그쳤다. 이런 인천이 2012 시즌 중반부터 확 달라졌다. 스플릿 A그룹 진출엔 실패했지만 1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하며 B그룹 1위에 올랐다. 인천의 돌풍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 ‘올드보이’ 3인방 김남일(36), 설기현(34) 그리고 이천수(32)가 있다.
‘2002 한일월드컵 트리오’인 세 선수는 지난 19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이들이 함께 선발 출격한 것은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인천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1대 0 승리를 거두고 단숨에 4위(5승5무2패·승점 20)로 올라섰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을 앞두고 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남일은 평소처럼 든든하게 인천의 중원을 지켰다. 김남일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날카로운 패스로 중원을 장악했다.
국가 대표팀에 발탁된 후 최강희 감독과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는 김남일은 “대표로 발탁된 이후 대표팀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발탁되며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다. ‘예전 김남일이 아니다’는 말에 가슴도 아팠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나이 차를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설기현도 후반 24분 이효균과 교체될 때까지 강한 체력으로 최전방을 누비며 강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역시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이날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41분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안재준의 결승골을 도왔다. 이천수는 이날 골을 빼고는 보여 줄 건 다 보여 줬다.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한 이천수는 경기 후 “공격수로서 공격포인트 욕심을 가질 수 있지만, 이천수가 그라운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 기분은 좋다. 욕심을 가지면 무리하게 되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마음가짐을 편하게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경기 전에 페널티 킥 상황이 올 경우 내가 차라고 지시하셨다. 첫 골이 나오면 잘 될 거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열심히 도전해보겠다”고 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경기 후 올드보이 3인방의 활약에 대해 “세 선수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선수들이 전반이 끝날 무렵 지쳐 있었는데, 솔선수범을 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천수에 대해선 “자로 잰 듯한 킥 능력이 우수한 선수다. 골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가 커트 못하는 곳에 떨어줘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천수에게 경기 전 골 넣으라고 농담했는데, 득점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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