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강원도 평창군청에는 지난달 중순쯤 말끔한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곧장 홍보부서로 향한 이 남성은 홍보담당자에게 “다양한 활동으로 보답할 테니 평창 홍보대사로 위촉해 달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이름과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40대 무명가수였다. 그는 “올림픽 홍보를 위해서는 음반 제작이 필수”라면서 음반 제작비용 3000만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군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평창이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 각양각색의 홍보요청이 줄을 잇고 있어 평창군이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군에 따르면 2011년 7월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이후 홍보대사 위촉, 음반 제작비 지원, 광고 등 요청이 하루 평균 3~5건씩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홍보부서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를 뒤로한 채 상담업무에 매달리는 상황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위촉 요청은 무명가수에서부터 아이돌 가수, A급 영화배우까지 천차만별이다. 또 광고요청 역시 잡지사, 인터넷, 지하철, 공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쯤 평창군청 홍보부서에는 국내 한 가수가 직접 작곡한 ‘악보’가 들어있는 우편물이 도착했다. 이후 이 가수는 전화를 걸어 “평창 홍보 음반을 함께 제작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군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직원들로 하여금 음악을 직접 연주하게 해 들어 봤다. 직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A급 영화배우’로부터 홍보대사 위촉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국내 유명 영화배우인 박모(45)씨는 최근 군에 ‘평창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는 것이다. 군은 그의 높은 인지도를 감안해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군은 대부분 연예인들의 인지도가 낮은데다 홍보재정도 부족해 이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용하(45) 홍보담당은 “그동안 평창에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올림픽을 등에 업고 한번 떠 보겠다’는 심산으로 각종 홍보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외부에서는 홍보예산이 많은 줄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고충을 말했다.
평창=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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