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등받이는 100도 이상 젖히지 말고 운전은 1시간마다 쉬어가세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캠핑장을 찾는 경우라면 차량뿐만 아니라 운전 자세도 점검해봐야 한다. 오랜 시간 운전한 후엔 목이나 어깨, 허리, 발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데 이는 잘못된 운전 자세에서 비롯되기 쉽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상체를 너무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힌 채 운전을 하면 자기 체중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힘이 척추를 압박해 허리통증이 나타나거나 심한 경우 허리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좌석을 운전대 쪽으로 바짝 당기고 엉덩이와 등을 운전석에 밀착되게 앉아야 한다. 의자 등받이의 각도는 100도가 가장 적당하다. 직각으로 앉으면 척추의 곡선이 없어져 근육이 긴장하고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진다. 또한 100도 이상으로 의자가 젖혀지면 허리를 받쳐주지 못해 요통이 생기거나 지나치게 안락한 자세 때문에 졸음이 오기도 한다. 쿠션 등을 이용해 허리 뒤를 받쳐주면 정상적인 척추뼈의 S곡선을 유지해 허리디스크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페달과 운전석의 거리는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정도로 조절한다. 머리받침대와 머리 사이에는 주먹 하나 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
운전은 1시간마다 쉬어가는 것이 좋다. 예정 시간에 맞춰 도착하려는 욕심 때문에 휴식 없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2시간 연속 운전대를 잡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특히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디스크 환자라면 반드시 1시간 간격으로 휴식과 스트레칭을 해야 통증을 막을 수 있다. 목과 허리, 발목을 부드럽게 돌려주거나 무릎을 굽혔다 펴주는 등 전신을 고르게 스트레칭 하는 것이 좋다.
◇매트리스로 바닥 푹신하게 해야 허리 부담 덜해= 캠핑장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짐을 풀고 텐트를 치는 일이다. 캠핑장비는 텐트를 비롯해 테이블과 의자, 침낭, 매트리스 등 꼼꼼히 챙기다 보면 짐이 상당하다. 이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옮기기보다는 여러 번에 걸쳐 들도록 한다. 물건을 드는 일은 허리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무거운 짐은 되도록 2명 이상이 함께 나르고 바닥에 있는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혀 허리힘이 아닌 무릎 힘으로 들어야 한다.
텐트를 칠 때 지면이 울퉁불퉁한 곳은 피하고 되도록 매트리스를 챙긴다. 지면이 비교적 평평한 곳을 고른다 해도 바닥이 의외로 울퉁불퉁하고 딱딱해 허리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허리디스크가 유발될 수 있다. 맨바닥에서는 허리와 바닥 사이에 공간이 생겨 척추의 S자 곡선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캠핑용 매트리스를 깔아 바닥을 푹신하게 하고 그 위에 요를 깔면 더욱 좋다.
캠핑장에서 요리를 할 때는 되도록 테이블 위에서 해야 한다. 쪼그려 앉아있으면 무릎 관절 뿐 아니라 허리와 어깨에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의자는 등받이가 있어야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낮고 등받이가 없는 의자보다는 적당한 높이에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준비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끝에 걸터앉지 말고 깊숙이 들어앉아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가슴을 펴고 앉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주고 취침 후 통증 나타나면 찜질이 도움= 날씨가 꽤 더워졌지만 취침 시에는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체온이 내려가면 허리 근육이 경직되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침낭이나 담요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베개가 없다면 수건을 이용해 목의 곡선이 C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베개 없이 잘 경우 목 근육에 무리가 오면서 통증과 뻐근함을 일으켜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간단히 수건을 말아 목 밑에 괴는 것만으로도 베개를 대체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벌떡 몸을 일으키기 말고 몸을 약간 비스듬히 해서 바닥에 한쪽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난다. 잠을 자면서 고정된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척추가 딱딱하게 굳어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기상 후에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하면 척추 주변 근육이 이완되고 뻐근한 목과 어깨 근육이 풀어져 도움이 된다.
만약 취침 후 아침에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한 활동은 삼가야 한다. 급성 허리 통증이 나타날 때는 해당 부위를 찜질해 주면 도움이 된다. 찜질은 근육 이완에 좋고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상태에 따라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기도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단순 근육통이거나 가벼운 허리통증은 이런 응급처지 만으로도 이내 통증이 사라진다”며 “만약 캠핑을 다녀온 후 통증이 일주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