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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관련법이 제정된 후 지역 기반의 정치 협동조합이 하나둘씩 생겨나더니 한때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멘토였고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지지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협동조합 형태의 ‘울림’을 이달 내 발족시킨다.
윤 전 장관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안 의원은 ‘안철수 현상’에 대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현실정치로 뛰어들었고 나는 ‘울림’을 통해 이런 바람을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경제개념의 소비자를 ‘국민’, 생산자를 ‘정당’으로 규정해 국민이 정당을 압박해 새로운 정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울림’은 30~50대 직장인 등 20여명이 참여해 시작됐고, 지난 달 서울시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다. 다음주부터는 조합원(회비 1만원)을 모집하고 500여명이 모이면 총회도 열 방침이다. 팟캐스트 운영은 물론 온·오프라인을 통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정치분야 협동조합은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설립 요건을 완화한 ‘협동조합 기본법’을 발의하면서 바람이 불었다. 당시 한나라당 김성식 전 의원도 뜻을 같이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법이 통과됐고 5명 이상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특히 설립 붐은 야권에서 일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방편은 물론 생활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민주당 이해성 부산 중·동구 지역위원장은 ‘산만디(산꼭대기를 뜻하는 부산 사투리) 사람들’이라는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또 최근 문을 연 ‘바보주막’은 협동조합의 힘으로 개점된 곳으로 문재인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조합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공약대로 지난 2월 향후 10년 내 8000여개의 협동조합을 늘리겠다는 육성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을 대안 모델로 발전시켜야지, 정치적 연대 등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 등을 겨냥한 지역 정치인들이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 대한 우려다. 선거철에만 반짝 등장해 낙선하면 사라진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협동조합으로 지역민들과의 유대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법적으로 협동조합은 정치인이나 세력을 도울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특정 정당을 지지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