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정대세를 두고 벌어진 국가보안법 마녀사냥이 결국 국가기관인 검찰을 움직이게 했다. 정대세가 북한을 찬양했다며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이고도 지속적으로 괴롭힌 변희재씨의 고발장을 검찰이 접수해 사건을 배당했다. 변씨보다 팔로워가 배 이상인 이외수 소설가는 “축구선수 정대세가 국보법 위반이면, 삼성은 간첩 수입죄냐?”라고 말했다. 어이없다는 뜻이다.
수원지검은 20일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법리 검토 등을 하기 위한 기초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변씨는 지난 14일 몇몇 인터넷 언론이 가입해 있으며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라는 단체의 이름으로 “정대세는 과거 북한을 찬양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요지의 고발장을 검찰에 냈다.
변씨의 막가파식 고발 움직임에 대해 트위터리안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정대세 고발 건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날 겁니다”라며 “고발이 들어온 이상 검찰에서는 법리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라고 했다.
진 교수는 “이번 사건의 의의는 국보법이 얼마나 악용이 되기 쉬운 악법인지 가시적으로 보여줬다는 데에 있죠”라고 덧붙였다.
트위터 계정 @rea*******인 네티즌은 “정대세 선수 데리고 있는 삼성과 남아공 월드컵에 뛰게 한 FIFA도 수사하라”고 했다.
정대세는 재일교포 출신으로 국적은 한국이다. 일본에서도 한국 국적을 유지한 아버지와 남도 북도 아닌 조선 국적을 고수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많은 교포들처럼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며 축구를 좋아하게 됐고, 2007년 6월 북한 국적은 아니지만 북한 대표팀으로 발탁돼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다. FIFA의 양해로 북한 여권만 얻어 뛸 수 있었다. 올해부터 정대세는 수원 삼성과 계약하고 국내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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