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연속 흑자에도 산업계는 '우울'

17개월 연속 흑자에도 산업계는 '우울'

기사승인 2013-07-01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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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무역 수지가 1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산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일부 업종만 수출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는데다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무역수지는 수출액이 467억3300만 달러, 수입액이 412억18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돼 55억16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부터 17개월 연속 흑자다.

상반기인 1~6월 기준으로는 수출이 2767억 달러, 수입이 2571억 달러로 무역수지에서 196억 달러 흑자가 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은 약 0.6% 늘었고, 수입은 2.6% 줄었다.

상반기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가 수출 증가율 30.0%로 수출을 주도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의 수출 증가율도 각각 8.6%와 7.7%였다.

반면 선박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5.3%나 줄었다. 철강도 11.9%나 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도 각각 1.7%씩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일본으로의 수출이 엔저 탓에 11.5%나 감소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상반기 3.8% 줄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2주년을 맞았으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아세안(10.0%), 중국(9.8%)은 수출이 꾸준히 늘었고 미국 시장도 2.1% 증가했다.

산업부는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선박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출 증가율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는 정부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수출이 늘고 있는 업종이 제한적인데다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컴퓨터, 가전 등 IT업종 위주로 수출 경기가 밝을 것으로 조사됐다. 섬유, 철강, 기계, 농산물 등 업종은 수출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일본과 경쟁하는 업체들의 경우 엔저 여파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고통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일본에 엔화 베이스로 수출하는 기업은 최근 1년간 채산성이 20% 정도 악화됐다”고 말했다. 대일 수출업체 중에는 중소·중견기업이 많다.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업계의 속을 태우고 있다. 무역협회 조사에서 수출기업들은 3분기에 겪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을 꼽았다. 산업부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출구전략, 원·달러 환율 변동성의 심화 등을 수출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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