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지난 6월 만난 김모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서울 신사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그는 금연법 시행을 앞두고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했다. 편의점의 최대 수익원이 담배 판매였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2011년 현재 담배가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4%에 달했다. 특히 남성 손님은 담배를 사러 왔다가 다른 상품까지 사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지난 1일부터 전용면적 150㎡(약 45평) 이상 음식점, 호프집, 찻집 등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흡연단속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금연법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의 담배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매출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개정된 금연법이 시행된 1일부터 7일까지 담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주(6월 24일~30일) 대비 4.3% 가량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도 각각 2.6%, 5%씩 상승했다. 편의점 CU만 1.2% 감소했다.
지난 2011년 외국산 담배 가격 인상, 경기불황에 따른 지출 축소, 건강 열풍 등으로 매년 담배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지난 2009년부터 롯데마트의 담배 매출은 연평균 11.4% 가량 줄어들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까지 평균 5.% 감소율을 보이던 담배 매출이 올 상반기는 14.6%로 대폭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연령별로 금연법에 대처하는 방식이 달랐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일반적으로 여름이면 휴가 시즌을 맞아 담배 매출이 상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마트 조사를 보면 금연법이 시행된 1일부터 7일까지 30~40대의 구매는 1.5% 가량 줄어든 반면 20대 이하와 50대 이상의 매출 구성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0.4%, 1.1% 가량 늘었다.
전훈휘 롯데마트 건강차 MD(상품기획자)는 “가계비 지출이 많은 30~40대 기혼 남성의 경우 금연법 시행 이후 담배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