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에게 “최악의 악몽”이 될 정보를 갖고 있으며, 그를 추적하는 미국은 이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그와 첫 인터뷰한 영국 가디언의 기자가 말했다.
미 국가안보국(NSA)이 광범위한 민간인 감청 및 인터넷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는 스노든의 폭로를 첫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영국 가디언 기자는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일간지 ‘라 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린월드 기자는 스노든은 미국 정부에 피해를 줄 정보를 누구 보다도 많이 갖고 있다며 미 정부는 그에게 나쁜 일이 생겨 이들 정보가 폭로되지 않기를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노든이 챙겨나온 문서들에는 구체적으로 미국의 어떤 정보사찰 프로그램이 남미에서 실행되고 있으며 어떻게 작동하는 지가 적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월드는 미 정보기관이 남미의 통신회사와 계약을 맺은 미국 전화회사 감청을 통해 대부분의 남미 국가의 통화 정보를 가로채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한편 경제난 등으로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일부 국가의 정치지도자에게는 내정 실패에 쏠린 국민들의 시선을 외부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스노든이 ‘반가운 존재’가 되고 있다. 프랑시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이 유럽국가 주요 기관을 무차별적으로 감청하고 있다는 스노든의 폭로와 관련,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 비난에 앞장서고 있다.
수십년래 최대의 반정부 시위 사태에 직면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정부에게도 스노든의 폭로는 국민의 관심사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미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의 파울로 소테로 브라질문제소장은 “현 브라질정부 지지층의 일부는 전통적인 반미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며 “스노든 사태는 호세프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 인권운동과 반정부단체를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스노든을 국내 정치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러시아 인권운동단체와 야당들은 스노든의 미국 추방을 거부한 푸틴 정부와 같은 입장이며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