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이기선)는 15년전 울산의 한 백화점에서 막내아들(당시 12세)에게 살충제가 든 요구르트를 먹여 살해하고 15년간 도주한 김모(59)씨를 공소시효 하루를 남기고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살인 공소시효는 15년으로 김씨의 공소시효는 18일 끝나지만 이번 기소로 사건이 연장돼 김씨는 검거될 경우 법정에 서게 된다.

김씨는 1998년 7월 19일 오후 6시쯤 울산의 한 백화점 식품관에서 아들에게 진드기 살충제인 포스파미돈을 주입한 요구르트를 먹여 55시간 뒤인 같은 달 22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아들의 장례식이 끝난 7월 24일 도주했다. 경찰은 당시 현상금 100만원을 걸고 김씨를 공개 수배를 했지만 검거하지 못했고 2000년 기소중지했다.

김씨는 당시 요구르트를 마신 아들이 이상증세를 호소하자 병원으로 데려가려 하기보다 “약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며 요구르트 매장 측에 항의하는 행동을 보였다. 요구르트에서는 살충제가 검출됐다.

경찰은 김씨가 6세 때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아들에게 농약이 든 요구르트를 마시게 한 뒤 백화점으로부터 보상을 노렸거나 장애 아들의 장래를 우려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은 유족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진술분석기법을 활용해 ‘피의자 진술이 아들을 잃은 피해자가 아니라 (농약을 넣은) 요구르트를 먹인 자의 진술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 공소심의 위원회를 열어 김씨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돈이 필요해 아들을 살해하고 도주한 피고인에 대해 과학수사 방법을 이용해 기소했다”며 “검거 전담반을 편성해 피고인을 조속히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