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체 국내 보험사의 SOC 대출 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11조8500억원으로 12조원에 육박한다. 2010년 3월말 7조1800억원이던 SOC 대출 잔액은 3년 새 5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올해 1월부터 하남·미사 집단에너지사업에 350억을 투자했다. LIG손보는 공항철도 471억원, 말레이시아 화력발전소에 1500억원을 투자했고, 동부화재도 산성터널, 말레이시아 화력발전소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복수의 보험사가 서울지하철9호선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장기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보험사는 국고채에 많이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계속 인하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곤두박질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국고채 10년물, 20년물 수익률은 각각 3.48%, 3.67%를 기록 중이고 국고채 3년 수익률은 3.0%다.
원래 보험사들은 새로운 보험계약을 맺게 되면 대부분 같은 기간물 채권을 매입해 위험을 분산한다. 보험사들은 위험에 대비한 자본력 확보비율인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RBC)가 강화되면서 국채장기물이나 공기업 장기물을 확보해 왔지만 최근 장기물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사들은 원금 손실 위험은 낮으면서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SOC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SOC 대출의 경우 15~20년 만기에 연 4~6%대 금리를 제공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저성장시대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편이다. SOC 대출의 경우 리스크가 적은데다 규모가 커 일정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앞으로 금융권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SOC 투자는 정부에서 수익을 보장하면서 기간이 20~30년으로 길다는 장점이 있어 보험사 입장에서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보험사의 고금리 확정이율 상품의 만기에 맞출 수 있는 투자처로는 SOC만한 게 없는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만기가 대부분 장기인 만큼 보험사들도 이에 맞춰 자산운용을 장기 형태로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정부가 투자원금을 보증하는 경우에도 보험사들이 SOC에 투자하면 지급여력비율(RBC) 산정시 ‘2%의 위험계수’를 적용토록 했으나 앞으로는 ‘무위험’으로 평가하도록 제도를 변경해 보험사의 SOC 투자는 계속해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엔 적용하지 않던 걸 보험사에만 적용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보험사들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SOC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20~30년간 5%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보험사로선 당연히 SOC에 투자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