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이섬 이어 평사리 공원도 폐쇄… 캠핑의 부끄러운 자화상

소남이섬 이어 평사리 공원도 폐쇄… 캠핑의 부끄러운 자화상

기사승인 2013-07-29 10:14:01

[쿠키 생활] 불과 한 달 전 오지 캠핑의 명소로 알려진 소남이섬이 잠정 폐쇄, 재개방된 이후 이번에는 그동안 캠핑족으로부터 사랑 받아온 경남 하동군 평사리 공원에서 캠핑이 금지돼 많은 아쉬움을 낳고 있다.

평사리 공원은 섬진강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3만 4142㎡의 공터와 식수대, 야외탁자 및 파고라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그동안 사람들에게 최적의 오토캠핑장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이곳은 지난 1999년에 조성돼 하동군에서 관리해오다가 2010년 악양군 청년회가 위탁운영을 맡은, 본래 공원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이를 알지 못한 관광객들은 캠핑의 목적으로 공원을 방문해왔고 캠핑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방문객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 관리자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 관광객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공원을 사용했으나 2010년 이후 특히 ‘하동 어슬렁 캠핑 박람회’로 하동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방문자 수가 급증, 일부 방문객이 소나무 옆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해먹을 설치해 나무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심한 경우 먹다 남은 고기를 땅에 파묻거나 기름을 잔디에 함부로 버려 비가 오면 주변에 악취가 진동했다고 한다.

특히 군청 측이 주말마다 현장에 나가 사람들을 계도해도 사토(沙土)로 이뤄진 부지에 무분별하게 오수를 투기, 여과없이 섬진강으로 유입되자 주민들의 항의와 불만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1일부터 다시 공원 관리를 담당한 하동군 측은 공원훼손과 오ㆍ폐수 문제 해결과 함께 본격적인 캠핑장 조성을 위해 공원을 잠정 폐쇄했다.

군청 측은 앞서 홈페이지와 공원 현수막으로 이 같은 폐쇄를 고지했지만 지난 주말에만 공원 방문객이 600여 명에 달하고 하루에 100통이 넘는 문의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평사리 공원 관계자는 “지난 주말 공원에 방문한 사람들 모두 군청의 폐쇄 방침에 대해 크게 항의하지 않았고 오히려 다행이라며 주변 캠핑장으로 떠났다”며 “캠핑장 조성을 위한 제반 시설을 설치, 관련 인허가를 얻은 후 내년 이맘 때 오토캠핑장으로서 평사리 공원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투기 및 환경오염으로 인해 캠핑장이 폐쇄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달 초순 오지캠핑 명소로 유명한 강원도 춘천의 소남이섬 역시 평사리 공원과 유사한 이유로 폐쇄된 후 다시 개방된 바 있다. 5월 쯤 한 공중파에서 사유지인 소남이섬이 방송된 이후 방문객이 급증, 무분별한 오물 투기와 자연 훼손으로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주민들의 항의로 섬 주인이 입구에 흙더미를 쌓아 출입을 막은 것이다.

이전부터 언론에서는 급성장하는 캠핑산업의 문제점으로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을 보도해왔지만 일부 캠핑족들의 의식개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캠퍼들 사이에서 관련 피해를 지적, 자성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 가운데 쓰레기 투기에 대해 주의를 당부해온 온라인 캠핑 커뮤니티에 평사리 공원 폐쇄소식이 전해지자 캠핑 에티켓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박석희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교수는 “과거 캠핑족들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근간에 와서 캠핑이 급속도로 유행하면서 에티켓에 대한 계도가 필요해진 이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의식개선으로, 캠핑족들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며 캠핑 에티켓을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인턴기자 ronof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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