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와 하나로클럽 관계자를 정부 서울청사로 불러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소비자 단체도 회의에 동석했다.
한 참석자는 “원유가격 조정을 앞두고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대형마트에서 우유 판매가격에 대해서 사실상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소비자 이슈와 물가 동향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일 뿐”이라며 우윳값 인상 억제를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정부가 우유 가격 인상을 억제할 것이란 소식에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받아 기존 가격 그대로 팔라는 게 말이 되냐”면서 “우리는 땅 파서 장사하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재 우유업계는 원유가격 인상에 맞춰 흰 우유 판매가를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매일유업은 다음달 8일부터 대표 품목인 흰 우유 1ℓ 제품 가격을 2350원에서 2600원으로 10.2%(250원) 올릴 방침이다. 서울우유도 다음달 중순 비슷한 수준에서 우윳값을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형마트 쪽에 유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업체의 공문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우윳값 인상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소비자들의 반발과 정부의 압력에 우유업계가 굴복하거나 당초 예고했던 것 보다 낮은 가격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