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 축구장에 걸린 시간 보니… 먼저 도발하고 큰소리, 일본 ‘한심’

욱일승천기 축구장에 걸린 시간 보니… 먼저 도발하고 큰소리, 일본 ‘한심’

기사승인 2013-08-01 10:06:01

[쿠키 스포츠] 욱일승천기(이하 욱일기)는 일본이 태평양전쟁 때 사용한 ‘대동아 깃발’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일본 응원단은 이런 욱일기를 일장기 대신 자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남자부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도 욱일기가 등장했다.

킥오프 직전인 오후 7시55분쯤
일본 응원단은 경기장 남쪽 스탠드 2층에서 대형 욱일기를 흔들었다. 이 모습을 보고 격분한 한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5분후 응원석 2층에 단재 신채호 선생의 명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의 대형 걸개를 내걸었다. 앞서 한국 응원단은 경기 전 이 걸개를 설치했다가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접어놓고 있었다. 일본 응원단이 먼저 도발한 셈이다. 욱일기는 곧바로 보안요원에게 압수당했고, 한국 응원단의 걸개도 일본축구협회의 항의로 하프타임에 철거됐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일본 응원단은 한국과의 축구경기 때마다 욱일기를 등장시켜 우리 국민들을 자극하곤 했다.

일본 정부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 욱일기에 대해선 함구한 채 한국 응원단의 걸개에 대해 잇따라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민도(民度)’를 운운하는 망언까지 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31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일본 정부의 비난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협회는 EAFF 측에 보낸 공문을 통해 “욱일기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역사적인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라며 “일본 응원단이 경기 시작 직후 대형 욱일기를 휘둘러 우리 응원단을 크게 자극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일본 정부의 고위 관리까지 나서서 한국을 비난한 사실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내보이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욱일기는 축구장에서 퇴출돼야 할 응원 도구다.

만일 유럽축구 국가대항전에서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갈고리 십자형의 나치 기장)’가 휘날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엄청난 국가 분쟁이 일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일본과 같은 전범국가인 독일은 나치 상징물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독일 형법은 하켄크로이츠 등을 배포하거나 해당 표식이 그려져 있는 물건을 제조·보관·반입할 경우 3년 이하의 금고나 징역 또는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역사를 잊지 않는 독일 민족을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이 배웠으면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체육부 taehyun@kmib.co.kr
김상기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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